'3년 적자' 레고켐 인수한 오리온 "그룹에 성장 기여 확신"
공시 이후 16일부터 오리온의 주가는 출렁였다. 15일 11만7100원이던 오리온의 종가는 ▲16일 9만6600원 ▲17일 8만9800원 ▲18일 9만2700원 ▲19일 9만2000원 등으로 변화를 보였다. 공시 이후 이틀간 시가총액은 약 1조원 증발했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11만원대를 유지하던 오리온의 주가는 현재 9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레고켐 인수 공시 이후 오리온의 주가가 내린 것은 시장에서 레고켐의 경영 상태를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리온은 안정적인 제과업을 운영하고 있다. 효율적인 기업 경영으로 식품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6.87% ▲2021년 15.83% ▲2022년 16.24% 등이다. 주요 10대 식품기업 최근 5년 영업이익률 평균이 6%대로, 오리온은 손꼽히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왔다.
오리온이 인수하는 레고켐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바이오벤처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레고켐의 실적은 ▲2020년 매출 494억원·영업손실 298억원▲2021년 매출 322억원·영업손실 277억원▲2022년 매출 334억원·영업손실 504억원이다. 매출은 줄고 적자는 커졌다.
오리온은 레고켐의 기술력을 높게 샀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레고켐의 기술 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는 8조7000억원에 이른다. 독자 연구개발한 차세대 ADC(항체-약물 접합체)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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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2020년부터 사업을 넓혀왔다. 오리온그룹은 2020년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3월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다.
오리온그룹은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2021년 5월 국내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체외진단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하고 대장암 체외진단용 기술 사용에 대한 계약금, 사업진행에 따른 마일스톤, 매출 발생에 따른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지노믹트리는 중국 내 임상시험 및 인허가를 위한 기술 지원을 맡는 등 대장암 체외진단 제품의 상용화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2021년 11월 중국 현지에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으며 현재 병원 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2월에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 결핵백신 개발 관련해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중국 백신 개발사업 지원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산둥루캉하오리요우는 지닝시 고신구에 위치한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 백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 산둥성 정부와 지닝시로부터 공장 생산설비 구축 및 인허가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세 번째 바이오 사업으로는 시린이, 치주질환 등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를 선정했다. 2022년 11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이,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한다.
오리온그룹은 현재 ▲암 체외진단 키트 ▲결핵백신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진출해 있다. 다만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력이 없어 국내 기술을 도입해 상용화하는 방법을 추진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술로 주목받는 레고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여름 오리온그룹은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을 인수하려다가 무산된 바 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꿔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 특허를 세계 두 번째로 보유한 기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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