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3→4대3" '띠동갑 언니'전지희의 중꺾마,신유빈 꺾고 WTT女단식 첫우승 '2관왕'[컨텐더도하 결승]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언니' 전지희(미래에셋증권·33위)가 '동생' 신유빈(대한항공·9위)을 이겼다.
'한솥밥 절친' 선후배의 단식 결승전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게임스코어 4대3, 16-14, 18-16까지 이어진 듀스 대접전, 보기 드문 박빙의 명승부이자 베테랑 전지희의 역전 드라마였다.
카타르아시안컵 한국과 요르단의 축구경기(2대2무)가 열린 20일 밤, 카타르 도하 루사일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도하 2024 여자단식 결승에선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조' 신유빈과 전지희가 모처럼 적으로 맞붙었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서로를 끔찍히 아끼는 금메달 복식조가 국제대회 단식 결승 무대에서 우승을 향한 뜨거운 명승부를 펼쳤다.
1게임 동생 신유빈이 과감한 공격으로 앞서나갔다. 전지희가 9-8까지 추격했지만 신유빈이 내리 2득점하며 11-8로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은 접전이었다. 3-3에서 7-7까지 시소게임이 이어지다 전지희가 우위를 잡았지만 신유빈도 끈질기게 추격했다. 9-8까지 쫓긴 전지희가 타임아웃을 썼고, 게임포인트를 잡으며 10-9로 앞섰다. 11-9로 마무리하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3게임,신유빈이 강력한 포어드라이브에 전지희가 뚫렸다. 신유빈이 6-3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전지희도 쉽사리 져줄 뜻은 없었다. 7-7까지 따라붙더니 10-9, 역전에 성공했다. 신유빈의 작전이 맞아들며 10-10, 11-11, 13-13까지 듀스게임이 이어졌다. 14-13, 게임포인트를 잡은 신유빈이 타임아웃을 외쳤다. 전지희가 14-14로 따라붙었지만 신유빈이 또다시 게임포인트를 잡아내며 포효했고, 16-14로 3게임을 가져왔다. 4게임, 신유빈이 10-6까지 앞섰지만 전지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0-9까지 추격했다. 신유빈이 게임포인트를 매조지하며 11-9, 게임스코어 3-1로 앞서나갔다.
단 한 게임만 더 따면 우승을 확정 짓는 분위기.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5게임부터 전지희의 반전 승부가 시작됐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11-10, 11-12, 13-12, 13-14, 16-15 게임포인트를 번갈아 잡으며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16-16 타이에서 전지희가 내리 2점을 따내며 18-16으로 게임의 불씨를 살렸다. 승부처였다. 6게임, 신유빈이 5-3으로 앞서나가는가 싶었지만 전지희가 또다시 6-6 동점을 만들더니 9-7로 역전했고, 신유빈의 회심 드라이브가 테이블을 벗어난 후 전지희가 11-7로 6게임을 가져갔다. 게임스코어 3-3,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마지막 7게임, 관록의 전지희가 6-2, 7-3, 8-4로 앞서나갔다. 전지희가 걸출한 후배 신유빈의 추격을 뿌리치고 11-5, 게임스코어 4대3.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여자단식-복식 2관왕에 올랐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국제대회 단식에서 맞붙은 건 이번이 두 번째. 2021년 WTT 스타 컨텐더 도하 8강에서 신유빈을 3대1로 꺾었던 전지희가 천신만고 끝에 무서운 기세의 톱랭커 후배 신유빈을 돌려세웠다. 1992년생 서른한 살의 귀화 에이스 전지희가 WTT 여자단식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순간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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