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믿음 축구' 언제까지?...클린스만 감독, 또 후반 시작 직후 이기제 교체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에도 선발로 내세웠던 이기제(수원삼성)를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로 빼면서 자신의 결정이 옳지 못했다는 걸 시인하는 꼴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16강 조기 진출 확정하려던 한국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요르단에 이어 E조 2위에 머물렀다.

이날 한국은 1차전과 똑같은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다만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대회를 마감하게 된 김승규(알 샤밥) 대신 조현우(울산)가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손흥민(토트넘)이 상대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전반 8분 직접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준 뒤 요르단의 공격은 위협적이었고, 이 과정에서 한국 수비진은 진땀을 뺐다. 전반 20분 알 타마리의 왼발슛을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실점하지 않았지만, 전반 36분 요르단의 코너킥 때 박용우(알 아인)의 자책골로 1-1 균형이 맞춰졌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알 타마리가 왼발슛이 한국 수비수 발에 맞고 나온 공을 야잔 알 나이마트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한국은 1-2 역전을 허용한 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그러자 한국 벤치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기제와 박용우를 빼고 홍현석(헨트), 김태환(전북)을 투입시키며 동점골을 노렸고,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찬 공이 요르단 수비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간신히 2-2 동점을 만들어냈다.

간신히 무승부를 거두면서 이날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이기제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부각됐다. 대회 직전 최종 명단 포함을 두고 의문을 낳았던 이기제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두 경기 연속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특히 이기제는 발 빠른 알 타마리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요르단의 공격 때마다 비슷한 장면은 수 차례 반복됐다.

이기제는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9월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실전 감각이 저하됐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때마다 그를 불렀고, 아시안컵까지 데려갔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상대 공격수를 따라가는데 급급하고 제대로 막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노출하면서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구성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