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전 최대 이변' 19세 노스코바, 세계 1위 시비옹테크 격침 [24 AO]

박성진 2024. 1. 2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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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노스코바

[멜버른=박성진 기자] 2024 호주오픈 최고의 이변이 대회 7일차인 20일 나왔다. WTA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탈락했다. 시비옹테크를 무너뜨린 선수는 다름아닌 19세, 린다 노스코바(체코)다. 노스코바가 시비옹테크를 잡고 16강행 열차를 탔다.

노스코바는 20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단식 3회전에서 시비옹테크에 3-6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19세 나이에 비해 강심장이 뚜렷했던 노스코바인데 이번 호주오픈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1세트만 하더라도 시비옹테크가 드디어 정상 컨디션에 진입한 듯 했다. 이번 대회 1회전(소피아 케닌), 2회전(다니엘 콜린스)에서 모두 고전했던 시비옹테크인데, 3회전 1세트만큼은 예전 시비옹테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비옹테크는 세컨드 서브 상황에서도 67%이 득점률을 기록하며 서브 게임의 우위를 지켰다. 이번 대회 유독 많았던 언포스드에러는 노스코바가 16개를 기록할 동안 시비옹테크는 9개로 한 자리 수를 지켰다.

비록 1세트를 빼앗겼지만 노스코바는 1세트에서만 4개의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전체 경기를 통틀어 1회전(마리 보즈코바) 3개, 2회전(맥카트니 케슬러) 2개의 에이스만 성공시켰던 노스코바인데 오늘 경기 1세트에서 4개의 에이스를 터뜨렸다. 전체적인 컨디션이 나쁘지 않음을 보여준 노스코바였다.

노스코바의 공격은 2세트에 더 불을 뿜었다. 이번에도 4개의 에이스와 15개의 위너를 폭발시켰다. 서브가 잘 들어가니 서브 게임의 우위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했다. 노스코바의 2세트 세컨드 서브 상황 득점율은 54%까지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서비스 리턴으로만 5개의 실수를 범하며 점수를 내줄 정도로 노스코바의 서브가 워낙 좋았다. 결국 노스코바는 2세트를 잡아내며 세트올을 이뤘다. 

3세트는 공방이 이어졌다. 노스코바가 먼저 브레이크를 하며 앞서 갔으나(2-1), 시비옹테크가 바로 반격에 성공했다(2-2). 

승부처는 시비옹테크가 서브권을 갖고 있던 7번째 게임이었다. 시비옹테크는 먼저 게임 포인트를 따내며 서브게임을 지킬 기회를 잡았다(40-30). 그런데 갑작스럽게 포핸드가 난조를 보였다. 듀스를 포함해 4번 연속 포핸드 언포스드에러가 나왔다. 1~2회전에서도 다른 대회에 비해 실수가 많았던 시비옹테크였는데, 안 좋았을 때의 모습이 이 게임에 집중됐다. 그렇게 노스코바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노스코바 4-3).

기세를 올린 노스코바는 본인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노스코바는 3세트에서도 2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는데, 그 중 1번이 마지막 10번째 게임에서 나왔다. 시비옹테크는 마지막 포인트마저 포핸드 범실로 내주면서 올해 호주에서의 일정을 마감해야 했다.

2004년 11월생으로 아직 19세인 노스코바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본인의 그랜드슬램 처음으로 3회전까지 올랐었다. 그리고 곧바로 세계 1위까지 꺾으며 4회전 진출까지도 성공했다.

2023년, 시즌 내내 WTA 투어 등급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치를 쌓았던 노스코바는 91위로 시작했던 2023년 랭킹을 연말 41위까지 끌어 올렸다. 작년 1월 초,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차 대회 준우승 포인트가 말소되며 최근 랭킹이 다시 50위까지 떨어졌지만 2023년 신인왕 후보에 오를 정도로 큰 주목을 받은 선수임은 분명했다.

무엇보다 노스코바에게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강심장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이번에 시비옹테크까지 포함해서 노스코바는 세계 톱10 선수를 상대로 4승째(6패)를 거뒀다. 세계 톱랭커들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배짱이 두둑한 선수다.

심지어 2023년 디사이딩 세트 승률은 69.2%로 전체 4위까지 올랐었다. 디사이딩 세트란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 즉 1세트를 제외한 2~3세트의 승률만을 말하는 것인데, 노스코바는 10대 선수 중 유일하게 톱 7안에 이름을 올렸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정확히 2, 3세트에 승리를 거두며 2023년의 통계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노스코바는 이날 경기에서 도합 10개의 에이스를 터뜨리며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랜드슬램 같은 커다란 대회에서 긴장하지 않고 되려 강심장의 기질을 보인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었다.

노스코바의 라이브랭킹은 35위까지 뛰어 오른 상태다. 이 상황이라면 개인 최고 랭킹이 유력하다. 노스코바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23위)와 4회전에서 격돌한다.

반면, 이번 대회 내내 불안했던 시비옹테크는 결국 노스코바에게 덜미를 잡히며 충격의 3회전 탈락을 당했다. 시비옹테크가 호주오픈에서 4회전(16강) 이상 오르지 못한 적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회 이후 5년 만이다.

커리어를 통틀어 클레이코트와 같은 느린 코트에서 조금 더 강점이 있는 시비옹테크인데 공식 인터뷰에서 "올해 코트가 빨랐던 것이 어려웠다"라며 코트 적응에 계속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시비옹테크의 탈락과 함께 올해 호주오픈 여자단식의 이변은 정점을 찍었다. 톱 10 시드를 받은 선수 중 3회전을 통과한 선수는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번), 코코 고프(미국, 4번), 바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 9번) 등 3명 뿐이다. 32번까지 주어지는 시드인데, 4회전(16강)에서는 시드자끼리 맞붙는 경기조차 없을 정도다. 

대회 8~9일차인 21~22일에 남녀단식 8강 경기가 나뉘어서 열린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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