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우승후보? 한국, 참사는 피했지만 16강행은 말레이전까지 가는 굴욕 [아시안컵]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1. 2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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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우승후보라고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도하 참사는 간신히 피했지만 조1위 확보는커녕 16강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전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이 기사회생했다. 국제축구연맹 23위 한국이 졸전 끝에 87위 요르단에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조1위 진출로 일본과 조기 16강행 격돌 등의 김칫국을 마신 것이 부끄럽게 조별리그에서도 고전하며 3차전 최종전까지 총력전을 펼쳐야 할 상황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투 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란, 호주, 카타르 등이 줄줄이 조기 16강행을 확정 지은 것과는 달리 한국은 참사를 당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3차전까지 진출 여부가 가려지지 않게 됐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선제골을 넣고도 자책골과 역전골을 내리 내준 끝에 무너질 뻔했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1분 나온 황인범의 슈팅에 이은 상대 자책골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추가하며 1승 1무로 조2위를 지켰다.

1차전 바레인전 승리(3-1 승)로 승점 3점을 올린 한국은 2차전서 요르단(1승 1무)전서 무승부를 거두고 똑같은 승점 4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골득실(2)에서 요르단(4)에 뒤져 여전히 조 2위에 머물렀다.

아직 한국의 아시안컵 16강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다.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에 열리는 3차전 최종 상대가 대회 최약체 중 하나로 꼽히는 말레이시아(FIFA 랭킹 130위)라는 점에서 물론 여전히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자력 16강 진출을 위해선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일단 승리해야 할 상황이다.

반면 1차전서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한 요르단은 유력 1위 후보 한국을 상대로도 무승부로 승점을 획득하면서 16강행 청신호를 켰다. 득실차에서 앞서 한국에 앞선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최종 바레인전에서도 승리한다면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한국의 입장에선 여러모로 머쓱한 상황이 됐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승리했다면 D조 2위가 유력한 일본과 16강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전날 이라크에게 1-2 충격패를 당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조기 16강행을 확정짓지 못하면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말레이시아를 큰 점수차로 대파하지 못한다면 조1위도 쉽지 않다. 요르단은 1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4득점, 2차전 한국을 상대로 2득점을 올리는 등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돌풍의 팀이나 난적 정도로 여겨졌던 전력 이상의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3차전 바레인전에서도 다득점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요르단보다 2골을 더 적게 넣은 한국이 조1위 확보조차 유리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20일 경기 내용도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없었다. 전후반을 통틀어서는 점유율에서 66대 34 정도로 크게 앞섰다. 슈팅 숫자도 16대8로 2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한국이 전반전 최악의 수비력에 고전하고, 페널티킥과 자책골을 제외하면 필드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골결정력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31)이 전반 9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요르단의 파상공세에 고전한 끝에 결국 전반전 종료 전에 박용우의 자책골에 이어 상대에게 추가 역전골까지 내준 끝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할 뻔 한 졸전을 펼쳤다.

전반전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요르단의 유일한 유럽 5대리그 소속 에이스였던 측면 공격수 알 타마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돌파를 허용했다. 오히려 요르단이 한국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고, 세트 피스 등의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수비 마크가 이뤄지지 못했고, 그 장면들이 모두 실책으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전에서 4골을 합작한 알 타마리, 알 마르디, 알 나이마트를 경계 대상으로 여기며 주의를 기울였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하고 두 골과 함께 여러차례의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했다.

공격도 마찬가지로 답답했다. 두 자릿수 반칙을 범하면서도 한국을 강력하게 압박한 요르단의 전반전 파상 공세에 주춤한 양상이 뚜렷했다. 패스 전개도 평소보다 훨씬 세밀하지 못했고, 골문에서의 결정력도 부족했다. 이강인과 손흥민 등이 개인 능력을 앞세워 돌파를 했지만 실속은 부족했다. 위협적인 슈팅이나 공격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답답한 양상으로 내내 경기가 전개됐다.

요르단 상대 무패 기록도 깨질 뻔 했다. 대한민국 요르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종전까지 3승 2무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3연승을 달리는 등 흐름이 좋다. 그러나 2골차 이상 승리가 없을 정도로 매번 고전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 있어 요르단은 까다로운 존재였고, 이번 경기서도 역전패를 당할뻔한 위기서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전반 5분 만에 한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 침투한 손흥민을 상대 수비가 막으려던 중 반칙을 범했다. 손흥민은 에샨 하디드의 뒷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결국 오랫동안 비디오 판독(VAR) 끝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반칙을 한 하디드에게는 경고를 줬다.

전반 9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힘을 뺀 파넨카킥으로 대담하게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속이며 요르단의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이번 대회 첫 골인 동시에 2024시즌 대한민국 대표팀에서의 첫 골이었다. 페널티킥 득점을 올린 이후 손흥민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아시안컵에서 이탈한 주전 골키퍼 김승규의 유니폼을 들어보이며 동료를 위로하는 모습도 보였다.

요르단이 계속해서 공세와 압박의 강도를 높였고, 한국이 우리 진영에서 볼을 뺏기는 장면이 또 나왔다. 전반 34분 올완이 한국의 볼을 탈취한 이후 돌파해 들어온 이후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36분에는 유기적인 패스에 이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보냈지만 다행히 김민재가 몸싸움 경합을 통해 간신히 이를 막아냈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계속된 요르단의 파상공세에 결국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스 왼쪽으로 크로스가 올라왔다. 뒤로 돌아가서 헤더를 노린 알 야랍을 막으려고 경합한 박용우의 수비 시도가 오히려 자책골로 연결됐다. 크로스를 걷어내려 박용우가 다이빙 헤더를 했는데 공이 머리에 맞은 이후 골문안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가면서 자책골이 됐고, 요르단이 1-1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끝내 역전골도 허용했다. 결국 한국이 추가 실점을 했다. 전반 추가 시간 요르단의 공격 전개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알 타마리의 속도와 위력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 역전골의 빌미가 됐다. 전반 추가시간 5분 알 타마리가 이기제를 속도로 벗겨내면서 질주했다. 이어 드리블 돌파로 이기제를 따돌린 알 타마리가 쇄도했다. 김민재가 곧바로 수비 커버를 들어오지 않았다면 득점 찬스를 그대로 내줄뻔했다.

결국 이어진 득점 상황도 알 타마리가 풀었다. 우측에서 알타마리가 3명의 수비를 달고 들어온 이후 슈팅을 때렸다. 이 슈팅이 박용우에게 맞고 굴절되면서 알 나이마트에게 이어졌다. 절호의 기회를 잡은 알 나이마트가 정확한 슈팅으로 왼쪽 골망을 가르는 추가골을 터뜨렸고, 한국이 역전을 허용했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전반전을 1-2로 뒤진채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수비의 구멍이었던 측면수비수 이기제를 빼고, 실점의 빌미가 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빼는 등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선수를 투입하며 공세를 노렸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모두 놓치고, 박스 안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내내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요르단의 두 줄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실속이 없었던 공격 끝에 간신히 기사회생했다. 후반 정규 시간이 종료될 때까지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충격패가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 후반 추가시간 1분 황인범이 한국의 해결사로 나섰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우측에서 김태환이 라인을 타고 끝까지 드리블 돌파를 한 이후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받은 손흥민이 뒤쪽의 황인범에게 패스를 내줬다. 그리고 황인범이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고, 상대 수비 알 아랍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요르단의 동점골 상황 박용우의 자책골에서 득점에 기여했던 알 아랍이 다시 한국의 동점골에 관여된 장면이었다.

하지만 추가골은 없었다. 한국이 극장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추가 시간 10분 한국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박진섭의 두 차례의 슈팅이 모두 빗나갔고, 이후 튕겨져 나온 세컨볼을 잡은 홍현석의 왼발에 마지막 슈팅이 정확하게 걸리지 않으면서 옆 그물을 때렸다.

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시도한 이강인의 공격도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그대로 한국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답답한 경기력으로 불안한 수비와 부족한 골결정력 등 약점을 모두 노출한 한국이다. 3차전 전력이 한수 아래로 여겨지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주전 선수들의 체력은 안배하는 동시에 현재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승은커녕 토너먼트 단계에서 조기 탈락이 유력할 정도의 불안한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이다.

사진(카타르 도하)=ⓒAFPBBNews = News1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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