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기록·잦은 실책 범한 박용우…사실상 ‘문책성 교체’ 다름없었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박용우(알아인)가 이날 선발 출전한 태극전사들 중에서 가장 먼저 교체됐다. 수비라인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잦은 실책을 범한 데다, 자책골까지 기록한 탓이다.

박용우는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전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이기제(수원삼성)와 함께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가장 먼저 경기를 마쳤다.

박용우는 사실상 ‘문책성 교체’나 다름없었다. 그는 전반전 동안 요르단의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면서 흔들렸다. 실제 박용우는 1차적으로 수비라인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2차적으로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도 패스 미스가 여러 차례 나오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정적으로 박용우는 자책골을 기록했다. 전반 37분 라자이 아예드(알후세인)의 코너킥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야잔 알아랍(알 쇼르타)에게 연결되기 직전 박용우는 사전에 크로스를 차단하려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머리에 맞은 것이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됐다.

박용우는 결국 전반전이 종료된 직후 하프타임 때 홍현석(헨트)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부상이 아니었던 데다, 경고를 받은 것도 아닌 터라 사실상 ‘문책성 교체’나 다름없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박용우에게 평점 6.1점을 줬다. 이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최하점’이었다.

박용우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선발하기 시작한 6월 이후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발탁됐다. 6월 A매치 평가전 당시 데뷔전을 치른 이후 그는 이날까지 클린스만호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9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다만 박용우는 발탁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다. 당시 소집된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탓이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감싸 안았고, 이후로도 박용우를 꾸준하게 발탁했다.

박용우는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를 뛸 때마다 경기력 편차가 컸다. 잘할 땐 제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불안할 땐 실책이 끊이질 않고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결국 여론은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박용우를 향한 우려를 표했는데, 이날 터질 게 터지고 말았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박용우의 자책골 이후 추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1골 차 리드를 내준 채 끌려갔다. 이후 총공세에 나서면서 반격했음에도 번번이 기회가 무산되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가까스로 상대 자채골을 유도하면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무승부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E조 2위(1승1무·승점 4)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날 16강행 조기 확정을 노렸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다. 클린스만호는 나흘간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5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을 치른다. 대한민국은 통산 요르단과 상대 전적이 6전 3승 3무가 됐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