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벼랑 끝 ‘기사회생’…요르단과 2-2 극적인 무승부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클린스만호가 요르단과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이른 선제골로 앞서나가다가 내리 실점한 후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극적으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가다가 내리 실점했지만, 상대 자책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무승부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E조 2위(1승1무·승점 4)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날 16강행 조기 확정을 노렸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다. 클린스만호는 나흘간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5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을 치른다. 대한민국은 통산 요르단과 상대 전적이 6전 3승 3무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변함없이 4-4-2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 투톱으로 출전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박용우(알아인), 황인범, 이재성(마인츠)이 중원에 위치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왼쪽부터 이기제(수원삼성)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HD)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김태환,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현대), 오현규(셀틱),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클린스만호는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리드를 잡았다. 전반 9분 손흥민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에흐산 하다드(알파이살리)의 태클에 넘어졌다. 주심은 처음에 코너킥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VAR) 이후 페널티킥(PK)으로 정정했다. PK를 얻어낸 클린스만호는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파넨카킥으로 가볍게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하차한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는 골 셀러브레이션을 선보였다.
여세를 몰아 클린스만호는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전반 20분 이강인이 안쪽으로 좁혀 들어오면서 반대 편으로 패스를 전환하자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으로 침투한 이재성이 침착하게 컨트롤한 후 컷백을 내줬다. 이때 뒤에서 쇄도하던 손흥민이 왼발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굴절되면서 빗나갔다.
클린스만호는 도리어 시간이 지날수록 요르단의 거친 플레이와 거센 반격에 흔들렸다. 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페널티 박스 밖 오른쪽 측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 골키퍼 조현우가 쳐냈다. 8분 뒤엔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 프리킥 찬스에서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의 슈팅을 다시 한번 골키퍼 조현우가 선방했다.
클린스만호는 결국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요르단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37분 라자이 아예드(알후세인)의 코너킥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야잔 알아랍(알 쇼르타)에게 연결되기 직전 박용우가 사전에 크로스를 차단하려고 몸을 날리면서 머리에 맞춘 것이 그대로 자책골이 됐다.
이후로도 클린스만호는 계속해서 수비에서 흔들렸다. 결국 다시 한번 수비라인에서 균열이 발생했고 역전골을 허용했다. 전반 추가시간 6분 알-타마리의 슈팅이 정승현에게 걸렸지만, 알나이마트가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세컨드볼을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전반전을 1-2로 뒤진 채 마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 때 변화를 가져갔다. 박용우와 이기제를 빼고 김태환과 홍현석을 투입했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경기를 주도하고도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데 고전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24분엔 이재성과 조규성을 불러들이고 오현규와 정우영을 동시에 넣었다.
클린스만호는 이후 파상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22분 이강인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 야지드 아불라일라(알자발라인)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5분엔 정우영이 페널티 박스 밖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좁혀들어온 후 때린 오른발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다급해진 클린스만호는 라인을 최대한 높게 올려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 37분 이강인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가슴 트래핑 후 왼발 논스톱 하프 발리슛은 골키퍼 아불라일라에게 막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클린스만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컷백을 내줬고, 황인범이 왼발 원터치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최종적으로는 득점은 알아랍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클린스만호는 기세를 몰아 역전골까지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9분 이강인이 프리킥을 박진섭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키퍼 아불라일라 정면으로 갔다. 이어지는 세컨드볼 찬스에서 문전 앞 혼전 상황이 벌어졌고 홍현석이 발에 갖다 댔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결국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클린스만호는 2-2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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