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REVIEW] '비긴 게 다행'...선수단은 화려, 경기력은 최악! 클린스만호, 요르단과 2-2 무→2위 유지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도하)] 패하진 않았어도 이변은 이변이다. 아쉬운 경기력 속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에 승점 1점만 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20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FIFA 랭킹 87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가 됐고 요르단도 1승 1무를 기록했다. 현재 1위는 요르단, 2위는 한국이다.
[선발 라인업]
대한민국은 조현우가 골키퍼로 나선다.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진을 구성하고 박용우, 황인범이 중원에 나섰다. 이재성, 손흥민, 이강인이 2선에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은 조규성이었다. 홍현석, 송범근, 이순민, 문선민, 박진섭, 정우영, 김영권, 오현규, 김태환, 김지수, 양현준이 벤치 명단에 나선다. 김승규, 김진수, 황희찬은 제외됐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빠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김승규(알 샤밥)가 18일 훈련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했다. 금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소집해제 결정했다. 선수는 가족들이 카타르에 와있는 상황이라 귀국 일정은 추후에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어젯밤 자체 게임 훈련 도중 김승규가 부상을 입었다. 늦게 MRI 결과가 나왔고 소집해제가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요르단전을 앞두고 나온 안타까운 부상 이탈 소식이다. 당장 이번 아시안컵을 떠나 1990년 김승규의 차후 선수생활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황희찬도 명단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매일매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통증이 없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팀하고 워밍업을 하고 같이 훈련을 소화했는데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 매일매일 체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는데 명단에선 빠졌다. 아직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은 야지드 압둘라, 압둘라 알 나시브, 야잔 알 아랍, 알리 올완, 무사 알 타마리, 야잔 알 나이마트, 마흐무드 알 마르디, 라야엘 아예드, 살렘 알 아자인, 니자르 알 라시단, 에산 하다드가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요르단도 1차전과 비교해서 노오르 알 라와바데흐 대신 아예드가 선발로 나선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딱 1명만 바뀐 것이다.
[프리뷰]
바레인전 3-1로 이겼지만 경기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대회 이전부터 지적됐던 풀백 문제가 전반에 두드러졌고 지나치게 3선에 많은 공간을 허용하는 점도 바레인에 역습 빌미가 됐다. 황인범 선취골로 분위기를 잡는 듯했지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이강인이 미친 활약을 보여주면서 멀티골을 넣어 3-1로 이길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강인은 슈팅 3회, 2골, 볼 터치 76회, 패스 성공률 91%(41/45), 키 패스 3회, 크로스 6회(3회 성공), 롱패스 3회(3회 성공), 결정적 기회 창조 3회, 드리블 시도 12회(8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특급 조명을 받았다. 스페인 '아스'는 "이강인은 아시아의 새로운 축구 왕이다. 그는 지금까지 거의 볼 수 없었던 광기를 만들어냈다. 이강인이 지나가면 다 녹아내렸다. 바레인전에서 그는 자신이 최고의 축구선수임을 보여줬고 지팡이를 꺼내 마술을 펼쳤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메시)를 여러 번 생각나게 하는 득점이었다. 이강인이 만지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했다"고 극찬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손흥민은 마침내 한국을 아시안컵 영광으로 이끌 완벽한 파트너를 갖게 됐다"라면서 "이강인은 (아시안컵 우승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호는 절정의 이강인을 앞세워 요르단전 승리를 노린다. 요르단전은 조 1위 결정전이 될 것이다. 요르단을 잡아야 3차전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전을 여유롭게 치를 수 있다. 요르단은 후세인 아모우타 감독 아래에서 대회 이전까지 내내 흔들렸다. 무승을 겪으면서 회의론이 강했고 아모우타 감독의 신뢰도도 높지 않았다. 개막 직전 평가전에서 카타르를 잡으면서 흐름을 바꿨고 말레이시아전 4-0 대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끌어올렸다. 중심은 '요르단 메시' 알 타마리였다.
프랑스 리그앙은 공식 SNS에 이강인과 알 타마리의 대결을 조명했다. 두 선수 모두 프랑스 리그앙에서 뛰고 있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알 타마리는 몽펠리에에서 뛰는 중이다. 레알 마요르카에서 지난여름 온 이강인은 부상, 아시안게임 차출로 빠지긴 했지만 리그앙 10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우승을 하면서 트로피를 들었다. 알 타마리는 키프로스, 벨기에에서 뛰다 지난여름 몽펠리에로 합류했다. 리그앙 16경기 출전인데 선발만 15경기이며 3골 1도움을 올렸다. 주로 우측에서 활약하고 공을 운반하고 드리블을 통해 상대를 제치는 역할을 맡는다. 요르단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에이스로 추앙을 받고 있다. 나란히 선발 출전한 두 선수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우승후보 부진에 한국도 이름을 올려선 안 된다. 대회 시작 전부터 일본, 한국,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가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개최국 카타르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부진을 딛고 순항하는 반면 다른 팀들은 기대 이하 모습이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을 4-2로 잡았을 때도 유럽 팀들을 괴롭히던 모습을 전혀 못 보여준 일본은 이라크에 1-2로 패했다. 결과를 떠나 일본이 자랑하는 선수들이 모두 충격 부진을 보여줘 열도를 당황하게 했다. 일본이 패했다는 소식은 다른 팀들에 동기부여를 주기 충분했고 D조는 대혼돈에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도 사전 기자회견에서 "요르단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요르단 같은 경우는 첫 게임을 너무 잘했다. 요르단은 16강에 진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 자세가 보인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상당히 경기가 기대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한 자리다. 각 구단에서, 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고 얼마나 많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인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어떤 환경이든 쉽지 않다. 우린 자신감도 가지고 있지만 자만심은 없어야 한다"고 경계심을 담아 말했다.
[전반전] 손흥민 선제골에도 수비 불안 속 2실점...'충격' 역전 허용한 클린스만호
시작부터 거친 장면이 나왔다. 알 타마리가 무릎으로 황인범 허벅지를 찍어 눌렀다. 황인범과 알 타마리는 동시에 쓰러졌고 킥오프와 거의 동시에 경기는 중단됐다. 이강인이 첫 슈팅을 날렸다. 전반 2분 손흥민이 내주고 설영우가 들어갔고 이강인이 공을 잡았다. 이강인은 패스를 하지 않고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골문을 빗나갔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고 마무리까지 했다. 전반 5분 황인범이 내준 걸 손흥민이 빠져 들어가며 받았다. 요르단 주장 하다드 태클에 걸려 넘어졌는데 주심의 최초 판정은 정상 진행이었다. 비디오 판독이 이어졌고 주심은 온 필드 리뷰까지 봤다. 결과는 페널티킥이었고 키커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성공해 클린스만호는 1-0으로 앞서갔다. 이번 대회 50번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김승규 유니폼을 번쩍 들며 김승규를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빠르게 앞서가게 된 한국은 더욱 몰아쳤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슈팅은 빗나갔다. 말레이시아전 나온 요르단의 빠른 공격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18분 이강인이 돌파를 통해 수비를 벗겨냈고 이재성에게 보냈다. 이재성은 무리하지 않고 손흥민에게 패스를 했다.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 맞고 나갔다.
요르단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20분 알 타마리가 요르단 첫 슈팅을 날렸는데 조현우가 선방했다. 전반 29분 하다드의 프리킥을 조현우가 다시 한번 막아냈다. 김승규의 공백을 조현우가 잘 채우고 있었다.
박용우의 자책골이었다.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이 되면서 1-1이 됐다. 기세를 탄 요르단에 한국은 고전하면서 좀처럼 반대 진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전반 42분 역습상황에서 조규성이 프리키을 얻어냈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으나 프리킥은 빗나갔다.
점차 한국은 공 소유권을 높였다. 하지만 이렇다할 슈팅이 나오지는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1분엔 김민재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흐름이 끊겼다. 조규성의 슈팅은 골문을 완전히 외면했다. 알 타마리가 후반 추가시간 4분 알 타마리의 무서운 질주가 나왔는데 김민재가 막았다.
알 타마리의 슈팅이 막힌 가운데 전반 추가시간 5분 야잔의 슈팅이 그대로 골이 되면서 요르단이 앞서갔다. 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이 좋은 기회를 맞았으나 날렸다. 이기제 슈팅이 압둘라 선방에 맞고 나왔는데 조규성 앞에 떨어졌다. 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기회는 날아갔다. 전반은 요르단의 2-1 리드 속 종료됐다.
[후반전] 답답한 공격력, 지키는 요르단...후반 추가시간 나온 자책골로 2-2→
후반 시작 후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 박용우를 빼고 김태환, 홍현석을 넣었다.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했고 김태환이 우측면에 나섰다. 수비적으로 불안한 이기제를 빼고 바레인전처럼 설영우를 레프트백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자책골을 넣은 박용우 대신 홍현석을 투입해 빌드업 활성화를 노렸다.
한국은 더 적극적으로 올라갔다. 손흥민이 더 중앙으로 들어가고 홍현석, 황인범이 동시에 올라가 수적 우위를 더해줬다. 공격 빈도는 잦았으나 마무리는 안 됐다. 후반 9분 조은 패스가 연이어 나왔는데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촘촘하게 수비를 하는 요르단에 한국은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강인도 다른 경기보다 존재감이 적었다.
이재성과 이강인이 분투를 하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19분 이재성이 홍현석에게 센스 있는 패스를 했는데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후반 20분 조규성의 침투도 막혔다. 후반 21분 이강인의 슈팅은 압둘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후반 23분 오현규, 정우영을 추가했다. 조규성, 이재성이 빠져나갔다. 요르단 골키퍼 압둘라가 부상을 호소해 쓰러져 경기가 한동안 중단이 됐다.
급한 한국은 공격에 더 힘을 실었다. 후반 26분 이강인 코너킥을 정승현이 머리에 맞혔는데 압둘라가 잡아냈다. 후반 27분 알 라쉬단의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가 잡아냈다. 한국이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 후반 32분 정우영의 왼발 크로스는 중앙이 아니라 골문 밖으로 나갔다. 후반 33분 손흥민의 단독 돌파는 큰 성과 없이 무위에 그쳤다. 후반 35분 정우영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요르단은 후반 29분 아부 하시시, 파디 아와드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한국은 계속 몰아쳤다. 후반 37분 이강인 슈팅은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요르단은 후반 39분 사데, 알 아와닷 투입으로 조직력에 힘을 더했다. 요르단은 완전히 내려서서 수비에 집중했다. 한 골 차 리드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후반 45분 정우영의 헤더는 골문을 빗나갔다.
황인범이 자책골을 유도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황인범의 슈팅이 알아랍 맞고 들어가면서 2-2가 됐다. 한국은 역전골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오현규가 슈팅을 날렸는데 골문 밖으로 나갔다. 한국은 황인범 대신 박진섭을 추가해 후방에 안정감을 더했다. 후반 추가시간 9분 홍현석이 헤더로 떨궈준 걸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옆그물에 맞았다. 후반 추가시간 9분 김민재가 알 타마리 돌파를 잘 끊어내고 역습을 연계했는데 막혔다. 경기는 2-2로 종료됐다.
[경기결과]
요르단( ) : 박용우(자책골, 전반 37분), 야잔 알 나이마트(전반 추가시간 6분)
대한민국( ) : 손흥민(전반 9분), 알아랍(후반 추가시간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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