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대사능력도 낮으면서 과음?… 심방세동 위험 ‘쑥’

정진수 2024. 1. 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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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음에도 하루 평균 4잔 이상으로 술을 과음하는 사람은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른 '알코올 대사능력'이 실제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39만9329명을 일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자(0g) △경-중등도 음주자(<30g, 약 4잔 미만) △과음자(≥30g, 약 4잔 이상)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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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음에도 하루 평균 4잔 이상으로 술을 과음하는 사람은 심방세동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와 박찬순 임상강사 연구팀은 2006∼2010년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록된 40여만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대사능력 및 일평균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일평균 음주량 및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 비교.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른 ‘알코올 대사능력’이 실제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39만9329명을 일평균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자(0g) △경-중등도 음주자(<30g, 약 4잔 미만) △과음자(≥30g, 약 4잔 이상)로 구분했다. 또 ‘알코올 대사능력’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점수에 따라 각 집단을 △낮음 △보통 △높음군으로 다시 구분했다.

연구진이 이를 12년간 추적한 결과 ‘알코올 대사능력 낮은 과음자’ 그룹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컸다. 또 알코올 대사능력에 따라 음주량과 심방세동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자는 알코올 대사능력이 높아질수록 심방세동 위험이 감소한 반면, 경-중등도 음주자와 비음주자에서는 이와 같은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코올 대사능력은 동일한 음주량에서 심방세동에 더 취약한 사람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진료 현장에서 금주를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대사능력과 관계없이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일평균 알코올 8g(주종에 관계없이 약 1잔)을 더 섭취할 때마다 심방세동 위험도도 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서울대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 박찬순 임상강사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치매,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다. 고령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이며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심방세동 위험이 흡연·비만·운동부족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높아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반면,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오세일 교수는 “사람마다 동일한 음주를 해도 심방세동 위험은 다르기에, 알코올 대사능력이 낮아 심방세동에 취약한 사람은 적극적 금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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