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징’ 애기봉 다시 불 밝히다 [르포]
[앵커]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이 시점에도 분단의 상징, 서해 최전선에 있는 애기봉은 불을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엔 10년 만에 트리 조형물의 점등식도 열었습니다.
김현경 앵커가 애기봉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중 한 곳 154고집니다.
우리 군은 강을 건너온 북한군과 일진 일퇴의 사투를 벌였습니다.
이 154고지가 바로 154미터의 작은 야산 애기봉입니다.
이곳엔 대형 철탑을 세워 연말이면 트리 점등식을 가졌습니다.
[대한뉴스/1971년 : "올해도 성탄수가 세워져 불을 밝힘으로써 공산 압제 아래 신음하고 있는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의 소리를 듣게 했습니다."]
애기봉은 수도권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애기봉까지 차로 얼마나 걸리는 지 시간을 재보겠습니다.
도착했는데요.
53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애기봉 전망대에 와 있습니다.
제 뒤로 강이 하나 보이시죠.
이 강을 건너면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과의 거리는 1.3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이곳에 선전용 아파트를 여럿 세워놨습니다.
지금도 논밭에선 경작을 하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두 명의 작업자가 무언가를 태우는 모습이 목격됩니다.
["저기 있다. 어디 어디."]
신기하기도 하지만 갈수 없는 땅을 바라보는 마음은 못내 착잡합니다.
[최호순/서울시 은평구 : "저기가 북한인가 남한인가. 경계선이 있으니까 그렇게 알지 어떻게 알겠어요. 너무 가까운데 갈 수 없는 땅이니까 좀 마음이 그렇네요."]
이곳에 있던 철탑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은 트리 조명이 주민들을 자극한다며 끊임 없이 철거를 요구했고 2004년 남북 합의에 따라 30여 년 만에 트리의 불이 꺼졌습니다.
그러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점등식이 부활했습니다.
["왜 쓸데없이 불을 밝혀서 불안감을 조성하냐고!"]
하지만 2014년 철탑이 철거됩니다.
안전 상의 이유였습니다.
조명이 다시 등장한 건 3년 전 김포시가 이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부텁니다.
해가 지자 조명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옵니다.
공원 산책로에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산책로가 지그재그 형태여서 트리 모양처럼 보입니다.
김포시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명 점등식을 열었습니다.
2013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트리 점등식이 부활한 셈입니다.
다만 이 조명은 고지대에 놓여있지 않아 북한 땅에선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야간에 불을 밝히지만 일반인에게 야간 개방을 하는 건 한달에 한번 뿐입니다.
이달 야간 개장은 다음 주 토요일 있을 예정입니다.
분단의 상징 애기봉.
여전히 서해 최전선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해병대가 철통 경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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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기자 (hk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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