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 박지원, 한동훈 겨냥 잇단 ‘훈계’·‘지적’…긴장했나?
대통령실과 정부, 여야 지도부 등에서 두루 활동해 ‘정치 9단’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나 여권 전반의 행보를 두고 ‘훈수 정치’를 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민의힘 운영에까지 토를 달며 훈계와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 위원장이라는 특정 정치인을 겨냥해 잇달아 비판 목소리를 내고 때론 조롱하는 글까지 올리고 있다. 한 위원장이 여권 대표 주자로 떠올라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전 원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국민의힘 공천 등 최근 현안에 대한 한 위원장의 처신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총선 80여 일을 앞두고 정부 여당의 ‘짜고 치는 고스톱’ 게임이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어 ‘국민 현혹쇼’를 한다"며 "김건희 여사 디올백 문제를 (두고) 이수정·김경률 두분이 심각함을 얘기하는 척하며 ‘대국민 사과’ 운운 등 여론 간보기를 하더니 이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군불을 땐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문제를 특검에 포함시켜 디올백은 물론 일각에서 제기되는 양주, 화장품 특히 어떤 책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이 흔들림없이 대처해서 사과로 어물쩍 넘기려는 생각일랑 꿈도 꾸지말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한 비대위원장은 배운대로 명령대로 수원에선 3개월짜리 방문규 장관을 띄우고, 계양에선 원희룡 장관 지명으로 대선 후보 경쟁자를 정리, 마포에선 김경률 비대위원을 사실상 공천 지명?"이라고 썼다. 최근 국민의힘 공천 관련 움직임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명령’을 한 한동훈 위원장이 ‘이행’하는 것이라는 식의 주장이다. 박 전 원장은 "그렇다면 왜 국민의힘에 공천관리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냐"며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다’ ‘한 위원장께 명령하지 않는다’고 아무리 외쳐 봐야 국민은 속임수라는 걸 다 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이 한 위원장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께서 구정치인 흉내를 제법 잘 내시네요"라며 보다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과거엔 여·야 당 대표 출마 지역에는 금도가 있었다"며 "이재명 지역구에 원희룡? 이렇게 대선 경쟁자 한 분을 정리하시네요"라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에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이른바 ‘자객 공천’하려는 것을 ‘경쟁자 제거’ 프레임으로 분석한 것이다.
박 전 원장은 같은 날 올린 다른 글에서는 한 위원장의 총선 전략을 대놓고 조롱했다. 박 전 원장은 한 위원장이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 의원에게 15% 감점’ 원칙을 발표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3선 이상이라면 영남 출신이 다수"라며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은 살리고 당 의원들은 죽이는 공천 학살이 예상대로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이 개혁신당으로 우루루 몰려가면 개혁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고), 기호는 3번(이 되고), 선거 국고보조금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썼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2일에 올린 글에서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중의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포함된 것은 시비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당은 내가 이끈다’ ‘공천은 내가 한다’고 한 발언"이라고 썼다. 박 전 원장은 "한 비대위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비대위는 왜 존재하고 공관위는 공천 들러리용 아니냐"며 "한 비대위원장이 성공하는 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다. 당 운영 및 공천도 대통령 명령에 복종할 게 아니라 공관위와 비대위에서 독립적이고 합법적으로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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