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다니다 자책골 주고받았다… 한국, 요르단과 ‘굴욕의 무승부’
미지근하고 개운하지 않은 결과였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 시간, 황인범(28·즈베즈다)이 손흥민(32·토트넘) 패스를 받아 골문 가까이서 왼발로 찬 슛이 요르단 수비수 발에 맞으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낙승을 기대하던 한국은 이 행운의 골로 패배를 면하고 승점 1점을 따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20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에 2대2로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3승2무로 앞서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역시 23위로, 87위인 요르단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이날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볼 점유율은 66%(한국) 대 34%(요르단), 슈팅 수는 16대7로 지표 상에선 앞섰지만 전반적으로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선 점유율 69%대31%, 슈팅 14대6이었다.
일단 선제골은 잡았다. 손흥민이 전반 6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과정에서 태클을 받고 넘어졌다. 심판진은 처음엔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오랜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끝에 페널티킥을 결정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가볍게 파넨카 킥으로 골문 가운데 약간 오른쪽으로 차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극장 동점골 이후 9년 만에 아시안컵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골을 넣은 뒤 이날 부상으로 남은 아시안컵 경기 출전이 어려워진 후배 골키퍼 김승규(34·알 샤밥) 유니폼을 건네 받아 흔들며 그의 쾌유를 빌었다.
그러나 전반 막판 요르단에 연달아 일격을 맞았다. 전반 38분 요르단에 코너킥이 왔고 한국 미드필더 박용우(30·알 아인)가 이를 머리로 걷어내려다 그대로 자책골이 되버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6분 요르단 알 나이마트(25)가 다른 선수가 한번 슈팅을 한 공이 수비 맞고 굴러 나오자 낮게 깔아 차 한국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1-2 역전. 그 뒤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후반 들어 한국은 나름 맹공을 펼쳤으나 수비를 5명 고정시키면서 잠그기에 나선 요르단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1차전 바레인전 2골로 해결사 역할을 한 이강인(23·PSG)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직접 공을 몰고 적진을 뚫으려 했으나 자주 요르단 밀집 수비에 걸렸다. 오히려 공격의 맥을 끊는 자충수를 두는 모습이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이렇다할 결정적 장면이 나오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나나 싶더니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힘겹게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골 장면 직전 김태환(35·전북)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어 올린 크로스에서 시작된 골이었다. 황인범 골은 공식 기록으로는 요르단 수비수 자책골로 남았다.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으로 요르단에 득실차에서 뒤져 조 2위(득실 +2)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같은 승점 4이지만,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대0으로 이긴 바 있어 득실 +4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은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을 가진다. 원래는 요르단전에서 사실상 16강전을 확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말레이시아를 맞을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꼬였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3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렸다. 한국이 만약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16강에서 F조 1위와 만난다. F조는 현재 1경기씩만을 치른 상태에서 태국(1승 득실 +2)이 1위, 사우디아라비아(1승 +1)가 2위에 각각 올라있다.
한국은 이날 경고 2장(오현규 황인범)을 추가해 이제 모두 7명 선수(손흥민 박용우 이기제 김민재 조규성)가 경고를 안은 채 뛰어야할 형편이다. 만약 다음 경기에서 이 중 1명이라도 경고를 받으면 그 선수는 16강전에 못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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