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평균 5억원···액수 줄어도 '상위 1%'라는 이 직업

[서울경제]

올해 시중은행을 그만두는 행원들의 퇴직금이 평균 5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4~5개월치가 줄었지만 근로자 퇴직금 상위 1%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2022년 기준 5억4000만원 규모다.

은행을 떠나는 행원들은 희망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 3억6000만원, 근속 연수에 따른 법정 기본퇴직금 1억8000만원 등 평균 5억~6억원을 수령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이상이다.

올해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희망퇴직금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 대비 하향 조정했다. 특별퇴직금은 지난해 월 평균임금의 24~36개월치에서 올해 24~31개월치 수준으로 4~5개월 줄었다. 성과급은 300%대에서 200%대로 축소했다.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3%에서 올해 2%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퇴직금이 30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도 평균 5억원대가 예상된다.

국세청이 집계한 2021년 귀속 기준 근로자 1인당 평균 퇴직금은 1501만원 수준이다. 시중은행원들의 평균 퇴직금(2022년 기준 5억4000만원)이 무려 36배에 달한다. 상위 1% 근로자 3만3045명의 평균 퇴직금 4억744만원과 비교해도 1억원이 넘는 액수다.

한편 퇴직자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국민은행 희망퇴직자는 지난해 713명에서 674명으로 39명 줄었다. 농협은행은 493명에서 372명으로 121명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388명에서 올해 초 234명으로 154명 줄었다.

이달 말 퇴직자 선정을 마무리하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하나은행원 339명, 우리은행원 349명이 짐을 쌌다. 이는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된 희망퇴직 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