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눈보라 속 집단체육 북한의 체육정치
[뉴스데스크]
◀ 앵커 ▶
연일 위협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지난 일요일엔 북한 주민들이 단체로 체육활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날이 좋으나 궂으나 누구도 예외 없이 참가해야 한다는데, 북한이 이렇게 체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뭔지 통일전망대 김윤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일요일, 평양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나왔습니다.
주민들은 직장별로, 단위별로 체육복을 맞춰 입고 눈보라 속에서 달리기도 하고 줄다리기도 합니다.
[금속공업 직원] "달리기 전 구간을 정말 힘든줄도 모르고 달렸습니다. 지금 저의 심정은 새해 진군길에서 맡겨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추운 날씨에도 대부분 외투는 입지 않았고, 아이들도 달랑 후드티 하나 입고 태권도도 하고 각종 체육활동에 나섭니다.
이날은 북한의 올해 첫 체육의 날.
북한은 1992년부터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정해 전 주민이 체육활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선 각지에 체육시설을 늘리는 등 관심이 더 각별해졌는데 눈이 오거나 날이 궂어도 누구도 예외 없이 참가합니다.
북한의 체육활동은 일상에도 녹아 있습니다.
[조충희/굿파머스 연구소장(탈북민)] "새벽에 5시인가 6시가 되면 인민보건체조라고 체조를 합니다. 그리고 기관 기업소들에서, 대학들 학교 이런 데서 이제 간이 체조를 하거든요."
TV에서도 매일 체조영상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북한에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6월부터 우리의 국민체조에 해당하는 인민보건체조를 매일 한두 차례씩 방송하고 있습니다.
마땅한 치료제나 상비약이 부족한 만큼 평소 체육활동으로 주민들의 체력과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에선 이런 체육활동도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인민의 의무로 여깁니다.
아예 헌법에 '국가는 체육을 대중화, 생활화하여 전체 인민은 노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해야 한다'고 못박아 두기도 했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보통 체육하면 개인의 건강을 얘기하는데, 북한에서 체육은 이제 곧 체력 완성을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체력 완성은 곧 국가의 노동력이라든지 국방력 강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요."
전쟁을 하려면 체육이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조선중앙TV <전쟁과 체육>] "대체로 체육인들은 동작이 민첩하고 정황판단이 빠르며 의지가 강하고 육체적 준비가 좋기 때문에 전쟁 시기 배출된 공화국영웅 중에는 체육인 출신이 적지 않았는데…"
청년들에겐 사상 무장을 위해 한겨울 백두산에 올라 칼바람을 맞으라고 독려하기도 합니다.
['백두산 행군' 소개 프로그램] "손발이 시리고 귀뿌리를 도려내는 듯한 추위도 느껴보아야 선열들의 강인성, 투쟁성, 혁명성을 알 수 있고…"
결국 북한에선 체육도 애국심을 고취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정치 활동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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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김관순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429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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