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말고도 있다”…‘웹툰’ 키우는 중소 플랫폼들 주목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4. 1.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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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중심 웹툰시장 속
중소형 웹툰 플랫폼 고군분투
중단편 등 도전적 시도 지속
재담미디어의 중·단편 웹툰 구독 플랫폼 ‘재담쇼츠’. [사진 출처 = 재담쇼츠 홈페이지 갈무리]
웹툰시장은 소수의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웹툰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여러 장르와 분야의 웹툰을 유통하는 중소형 플랫폼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 플랫폼들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도전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재담미디어는 중·단편 웹툰 구독 플랫폼 ‘재담쇼츠’를 띄웠다. 재담쇼츠는 지난해 8월 베타 출시된 플랫폼으로 중·단편 작품들을 제공한다. 작품 중 일부는 무료로 제공하고 완결 등 나머지 부분은 결제를 거쳐 감상할 수 있다.

유료 콘텐츠지만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작품별로 결제할 필요가 없어서다. 월 4900원을 내면 플랫폼 내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재담쇼츠는 다른 플랫폼에 없는 다양한 취향의 웹툰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식 웹툰 플랫폼 ‘이만배’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공략하고 있다. 이만배는 ‘이걸 만화로 배워?’의 줄임말로 지식과 정보를 만화로 배울 수 잇는 플랫폼이다. 역사·과학·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를 다룬다. 2022년 8월 문을 열었다.

이만배는 웹툰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만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식이만배’는 구독자 13만4000명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오픈마켓 형태의 웹툰 플랫폼 ‘포스타입’도 탄탄한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타입은 ‘창작에 수익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플랫폼이다. 창작자는 이곳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과 일러스트 등도 판매된다.

포스타입은 2015년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달 500만명 이상이 포스타입을 찾는다. 창작자들이 올린 누적 수익은 1000억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상위 10명의 연평균 수익은 2억원을 웃돈다.

독립 출판 플랫폼 ‘딜리헙’. [사진 출처 = 딜리헙 홈페이지 갈무리]
독립 출판 플랫폼 ‘딜리헙’도 이와 유사한 구조로 운영된다. 정식 연재를 하지 않더라도 작가가 직접 작품을 올리고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독자들은 작품을 구독하거나 개별 회차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감상하는 구조다. 작품 가격은 작가가 직접 설정한다. 판매 수익은 작가와 딜리헙이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딜리헙은 2019년 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극락왕생’, ‘곤’ 등의 작품이 흥행하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여러 영역에서 활로를 찾는 도전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 플랫폼 쏠림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앱과 연동되는 웹툰 플랫폼 ‘만화경’을 선보였지만 4년 9개월 만인 오는 9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격주 발간 잡지를 표방해 일반 웹툰보다 많은 평균 100컷 정도 분량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

한때 10~20대 독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회원 수가 40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웹툰 플랫폼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자 철수를 결정했다.

웹툰 작가들도 대형 플랫폼을 통한 작품 연재를 선호한다. 플랫폼 이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조회수나 화제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대형 플랫폼에서 연재를 하게 될 경우 ‘장원급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대형 플랫폼 연재에 앞서 중소형 플랫폼을 통해 연재 활동을 시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소형 플랫폼에서 쌓은 연재 경험이 대형 플랫폼 진입을 위한 일종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 플랫폼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작가들은 중소 플랫폼에서 연재한 경험을 포트폴리오 삼아 네이버나 카카오의 신인 작가로 진입하기도 하는데 완결을 한 경험이 있으면 대형 플랫폼 편집자들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소형 플랫폼 활성화로 웹툰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인수 영산대 웹툰학과 교수는 “웹툰이 고유의 다양한 문법이 아니라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IP(지식재산) 쪽으로 기획부터 맞춰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작가들의 개인적인 마이너한 이야기나 다양한 화풍의 이야기들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기획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문학적이거나 서사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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