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잡힌 택시강도 살인범에 무기징역…1심보다 높아져

【 앵커멘트 】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6만 원을 갖고 도망쳤다 16년 만에야 범인 2명이 잡힌 인천 강도살인 사건 기억하십니까. 최근 항소심이 열렸는데, 재판부는 "반성이 없다"며 1심에서 나온 징역 30년 보다 더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남성 2명이 골목으로 뛰어가고, 잠시 뒤 준비해둔 차를 타고 달아납니다.

지난 2007년 인천의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현금 6만 원을 빼앗아 도망친 강도살인범들입니다.

도주한 이들을 찾지 못해 사건은 16년 동안 미제로 남았습니다.

범행 후 차를 불 태울 때 쓴 불쏘시개에서 지문을 확인한 미제수사팀이 지난해 1월에야 주범 박 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 인터뷰 : 오승진 / 인천경찰청 형사과장(지난해 3월) - "주요 수사 착안 사안을 토대로 범행에 이용된 동종 차량 9만 2천여 대의 자료를 발췌하고…."

이후 통신 내역 등을 분석해 공범인 엄 모 씨도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엄 모 씨 / 택시기사 살인범(지난해 3월) - "16년 동안 죄책감은 없었습니까?" - "죄송합니다."

주범인 박 씨는 "범행을 계획하지도, 피해자를 살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고, 엄 씨 역시 범행을 일부 도운 사실만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됐고, 회복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사와 피고 모두 항소해 진행된 2심 결과 형량은 더 높아졌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범행이 철저하게 계획된데다 누구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을 깨고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을 내렸습니다.

재판 뒤 유가족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감사한 판결"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