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와 비슷해' 조현우, 2018 WC 이후 꾸준히 발밑 능력 보완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조현우(울산HD)의 발밑은 더이상 단점으로 볼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다.
앞서 클린스만호는 1차전서 바레인을 3-1로 꺾었으나, 같은 조의 요르단이 말레이시아를 4-0으로 격파해 조 2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경기를 통해 2승을 확보해 빠르게 16강행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규성, 이재성-손흥민-이강인, 황인범-박용우,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 조현우가 출전한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변화는 골키퍼 자리다. 줄곧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가 훈련 도중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소집해제됐다. 김승규는 국내로 귀국해 재활에 나설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다. 김승규의 이탈은 뼈아프나, 훌륭한 골키퍼진이 뒤를 버티고 있다. 조현우와 송범근(쇼난 벨마레)이 대기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조현우는 2013년 대구FC에서 프로 데뷔 후 2020년 울산으로 이적해 현재까지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골키퍼로 활약 중이다. 7년 연속 리그 베스트 11 자리를 꿰차는 등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꽃을 피웠다. 어릴 적 연령별 대표팀에도 선발됐던 조현우는 24살의 나이로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발탁됐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 멕시코, 노르웨이, 독일전 연달아 골문을 지키며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독일전에서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엄청난 선방쇼를 보였다. 당시 신태용호는 세계 1위 독일을 상대로 조현우의 선방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는 조현우의 출전 횟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 조현우의 아쉬웠던 발밑 능력이 단점으로 부각됐다. 2022 워르컵에서도 16강까지 4경기 모두 벤치를 지켰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에도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바레인전까지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12경기를 소화했는데, 조현우의 출전은 2회에 그쳤다.
그동안 조현우는 선반 능력에 있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빌드업을 중시하는 현대 축구에 있어서는 단점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김승규의 이탈로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는 것을 두고 걱정되는 시선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조현우 역시 이를 인식한 듯 최근 기록들만 보면 김승규 못지 않은 발밑 능력을 보여주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조현우는 조별리그 3경기를 뛰며 패스 정확도 56%, 자신의 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78%, 공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 정확도 37%, 롱패스 정확도 38%였다. 발밑 능력이 좋다고 보기에 분명 아쉬운 수치다.
그러나 최근 조현우의 패스 기록을 살펴보면 다른다. 2023시즌 조현우는 패스 정확도 81%로 5년 전에 비해 25%가 상승했다. 이외에도 자신의 진영으로 향한 패스 93%, 공격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38%, 롱패스 정확도 50%다. 모든 수치가 대폭 상승했다.
소속팀 울산이 K리그1 리딩클럽이라는 점과 홍명보 감독 역시 후방 빌드업에 힘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걸맞는 골키퍼로 성장한 것이다.
더욱이 조현우의 발밑 능력은 꾸준했다. 2021시즌 패스 정확도 74%, 자신의 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90%, 공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 정확도 38%, 롱패스 정확도 47%였고, 2022시즌에는 패스 정확도 79%, 자신의 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93%, 공격 진영으로 향하는 패스 정확도 36%, 롱패스 정확도 44%로 3시즌 동안 안정된 수준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김승규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김승규는 2023-2024시즌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19경기를 뒤며 패스 정확도 78%, 자신의 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92%, 공격 진영으로 향한 패스 정확도 35%, 롱패스 정확도 46%다.
물론 기록만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는 동료들과의 호흡 역시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조현우는 리그를 비롯해 대표팀에서도 기회를 받으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고, 실제로 리그에서는 수준급 경기력까지 보여줬다.
이제 조현우를 믿어야 한다. 64년 만에 클린스만호는 아시아 최정상을 노린다. '역대급 전력'으로 평가받고있다. 공격진 못지 않게 수비, 골키퍼진 역시 훌륭하다. 조현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에도 안전하게 골문을 지킨 경험이 있다. 이번 경기부터 성장한 조현우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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