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선대 유훈' 버린 김정은…핵·푸틴 믿고 '전쟁할 결심'?

이치동 2024. 1. 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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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대남 강경 노선에 따른 추가 조치를 내놨습니다.

최선희 외무상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 중심으로 한 주간 한반도 상황 정리해보겠습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핵심 내용들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이번 주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인, 평화 통일, 민족 단결 정신을, 헌법에서 빼라고 지시했습니다.

집권 12년 만에, 선대의 후광을 벗고, 자신이 새역사를 써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괌과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수중 전술핵 공격, 무기 실험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미일은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공동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을 조율하고 밝혔습니다.

24년 만에 북한에 간다면, 러시아의 동북아 외교전 복귀의 신호탄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지난주 이 시간에 전망한 대로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주요 내용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국정 전반에 대한 시정연설이어서 굉장히 긴데요.

앞부분은 경제와 민생 차원에서 평양과 지방 간 격차를 줄이겠다, 살림집을 더 짓겠다.

이런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이어 대외 관계가 나오는데, 남북을 동족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기조의 연장선에서 강경 발언과 조치를 쏟아냅니다.

핵심은, 자신에게 권력을 세습해준 선대가 평화 통일을 추구하라고 했지만, 내가 그간 남한을 상대해 보니, 꿈같은 얘기다. 그런 달달한 건 없다.

그러니 헌법에서도 빼고, 대신 대한민국이 주적이라는 걸 넣어라 입니다.

일부 들어보시겠습니다.

들으신 거처럼, 이 랜드마크 기념탑을 꼴불견이라고까지 하면서 철거하라고 한 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할아버지 김일성의 통일 열망을 기려서 아버지 김정일의 지시로 세운 건데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남북 관계의 근간, 근본 질서가 막을 내렸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지난주에도 좀 짚어봤지만, 김정은이 왜 저렇게 폭주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걸까요.

[기자]

28살에 왕좌에 오른 지 12년이죠.

그간 현실적인 한계도 느꼈을 거고요.

국제 정세로 볼때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거 같습니다.

일부에선 북한도 정보화에서 자유롭지 않으니 체제 유지 불안감에 대남 쇄국정책이라는 de-risking, 위험 축소 전략을 쓰는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어제 BBC가, 탈북자 제보 영상 같은데, 16살짜리 북한 청소년 두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수갑이 채워져서 학생들 앞에서 공개 재판을 받아 노동 교화형에 처해지는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공포 정치에 밖으로는 공포 외교를 본격화 하는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오히려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간 인적 청산, 조직 개편, 선군 정치 폐기 등 시스템을 정비했고, 지난 2년간 핵무력 고도화에도 나름 성공했죠.

특히, 북한 입장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가 있었습니다.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식량과 연료를 받는 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은밀한 거래죠.

수십 차례 탄도 미사일을 쏴도 안보리 제재 무풍지대였고요.

핵부심, 그리고 신냉전 구도 속에 김정은이 이제는 핵심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선대와 차별화해서 판을 좀 바꿔서 '자신만의 역사'를 쓰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전문가 평가입니다.

설사 자신감을 가지더라도, 그게 실용주의로 가면 그나마 괜찮은데, 자만, 독단, 오만으로 극단주의에 빠져서 오판이나 잘못된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외 석학들도 나서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끌어낸 갈루치 전 특사, 해커 교수 등 북한을 잘 알고, 소위 내재적 접근도 할 줄 안다는 분들인데. 김정은의 전쟁 위협이 허언이 아닐 수 있다, 전쟁할 결심을 한 거 같다고 전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우리 정부와 바이든 정부의 안보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이번 주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했습니다.

올해 첫 미사일 도발인데요.

[기자]

고체 연료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IRBM을 쐈는데요.

극초음속 탄두를 장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주요 탄도미사일 시험 때와 달리 비행거리, 고도 등 구체적인 제원을 밝히진 않았는데요.

우리 군은 순간 최고 속도가 마하 10, 음속의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스피드 뿐 아니라, 저고도 변칙 기동까지 해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이 1천 킬로미터 정도 날아서 동해에 떨어졌다고 했는데, 일본은 500킬로미터 정도 비행했다고 발표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미사일의 최종 단계 추적과 탐지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읽힙니다.

[앵커]

한미일은 역대 최대 규모 해상 연합훈련으로 맞섰는데요.

그러자 북한이 수중 핵공격 무기의 중요시험을 했다고 발표했죠.

[기자]

우리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 삼국 해군 함정 아홉 척이 제주도 인근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삼국 간 역대 최대 규몹니다.

북한 국방성이 즉각 반발했는데요.

대응으로 동해에서 무인 수중 전술핵 무기, 수중 드론인 '해일'과 관련된 중요 시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의미가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이번 주 가장 주목한 부분인데요.

두가지가 궁금했습니다.

푸틴이 최선희를 만나줄까. 만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푸틴이 타국 외교 장관을 만나는 경우가 드뭅니다.

중국 왕이 정도는 돼야 보거든요.

2018년에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 갔을 때는 안 만나줬습니다.

요즘 북러 간 밀월이 예사롭지 않은데, 역시 푸틴이 최선희를 크렘린궁에서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음소거하고 공개한 화면을 보면, 푸틴 표정이 상당히 밝습니다.

몇 년 전 오사카 G-20 때 본 표정하고 사뭇 대비가 됐습니다.

문 전 대통령과 회담에 한 시간 늦게 왔는데 시무룩한 표정에 늦은 거에 대해 사과도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어제죠. 러시아 대통령실이 푸틴 방북과 관련해서 조율중이고 날짜가 정해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자]

그렇죠. 먼저 최선희 외무상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브 외교장관과 회담에서 말한건데요.

6자회담 때 통역하던 모습이 기억나는데, 저렇게 외무상이 돼서 활약하고 있는 걸 보니 인상적입니다.

김정은은 푸틴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을테고요.

반면, 현재 푸틴은 여유만만 이라고 할까요.

고려할 거도 많을텐데요.

5선에 도전하는데, 대선이 두 달도 안 남았습니다.

국내정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와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이해관계, 특히, 한러 관계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전문가 분석 들어보시죠.

러시아가 이제는 우크라이나에서 여유가 좀 생겼고, 푸틴 방북이 가져올 정치 외교적 손익 계산 중일거라는 설명입니다.

푸틴과 김정은 간 브로맨스 속에 밀당, 물밑 수싸움 중인 거로 보입니다.

[앵커]

구소련 시절을 포함해서 러시아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경우는 잘 없지 않나요.

[기자]

아시듯이, 푸틴이 집권 초 2000년 7월에 간 게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특히, 소련이 붕괴하고, 90년대에는 북러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한국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죠.

그러다 푸틴이 집권하고 소원해진 옛 우방국과 다시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와중에 2000년 6월에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6.15 공동 선언이 나왔죠.

그때는 러시아가 한반도와 동북아 외교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결심을 하고, 선택지를 늘려가던 때였습니다.

반면, 지금은 푸틴 방북이 오히려 선택지를 줄일 수도 있다고 보는 겁니다.

2000년엔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미사일 방어시스템 MD 구축을 본격화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측면도 있었고요.

푸틴 입장에서. 어쨌든, 김정은이 애타게 기다리는 푸틴이 가면, 체면도 살려주고, 영도력과 외교력 선전에 큰 힘을 실어주게 될 겁니다.

무엇보다 동북아 정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인데요.

한미일의 역내 전략이 더 복잡해질 거로 보입니다.

[앵커]

남북 관계가 또 한 번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를 둘러싸고 각국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겠습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 잘 들었습니다.

#김정은 #남북관계 #평화통일 #극초음속미사일 #칼빈슨_항모 #푸틴 #North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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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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