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글로벌 축제' 화천산천어축제 관광객 100만 명 돌파
2024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개막 15일 만에 누적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세웠습니다.
축제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나라'는 오늘(20일) 오후 10만 명이 넘게 축제장을 찾아 누적 관광객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관광객 최종 집계가 오후 늦게 나와야 하지만, 어제까지 88만 2천 명이 찾았습니다.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지난해 말부터 사전에 운영한 얼음조각광장 등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을 합친 결과입니다.
축제 개막 이후 3번째 주말을 맞은 오늘도 26만 4천㎡에 걸친 화천천 축제장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습니다.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2006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15번째 '밀리언 페스티벌'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2020년 이상 고온과 겨울 폭우로 정상 운영하지 못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 19로 축제가 열리지 못했다가 지난해 축제에 131만 명이 찾았습니다.
화천 산천어축제 흥행 요인 중 하나는 틀을 깨는 역발상과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03년 축제가 열린 첫해 최전방 '혹한의 땅'에서 겨울축제가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접경지역인 탓에 개발이 불가능하고 겨울철만 되면 꽁꽁 얼어붙어 쓸모없게 느껴졌던 화천천과 주변 청정자연을 축제 무대로 만들었습니다.
또 얼음벌판 아래에는 기존 다른 겨울축제에서 활용하던 송어 등을 넣는 대신 이름조차 생소했던 산천어를 투입했습니다.
메인 프로그램인 낚시터를 예약·현장·외국인 전용 등으로 나눠 각각 낚시 가이드를 배치하고 누구나 손쉽게 물고기를 걷어 올리는 손맛을 볼 수 있도록 23일간 160t의 산천어를 투입했습니다.
체류 관광객을 위해 얼음 낚시터 주변 도심에 실내얼음조각광장과 다양한 모양의 등(燈)이 불을 밝히는 선등 거리를 조성해 관광객 동선을 화천읍 도심으로 유도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수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축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이어 2016년 국내 겨울 축제 중 처음으로 야간 낚시를 도입했습니다.
숙박 시 밤낚시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로 체류 관광객을 늘리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눈이 없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눈과 얼음의 축제 홍보를 강화한 전략도 글로벌 축제 성장의 토대가 됐습니다.
말레이시아와 타이와 등에서 축제 기간 매일 1천 명 이상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찾고 있는 것은 축제 개막 6개월 전부터 해외 여행사와 사전 교류한 결과입니다.
이로써 올해 18회째 맞는 산천어축제는 또다시 100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밀리언 축제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특히 축제장 곳곳에 마련한 세계 각지의 유명 겨울 문화 체험 공간은 글로벌 축제 명성을 쌓는 데 일등 공신입니다.
중국 하얼빈 빙등기술자들을 초청해 조성한 실내얼음조각광장은 하얼빈 빙등제의 축소판으로 불리며, 얼곰이성 눈 조각에서는 일본 삿포로 눈축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선등 거리 페스티벌은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의 흥겨운 거리공연을 연상케 하며, 축제장에 마련된 산타 우체국은 핀란드 로바니에미시의 산타 우체국을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올해는 4년 만에 핀란드 현지에서 산타와 요정 엘프를 초청해 어린이와 파크골프를 치는 등 잊지 못할 이색추억을 선물했습니다.
세계적인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외국인을 위한 전용 낚시터와 구이터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세계 축제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축제에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해외 유력 통신사의 기사와 사진은 축제 전부터 화천의 겨울 축제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최근 온라인판을 통해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축제 5곳'으로 소개한 뉴욕 타임스는 '매년 강에서 산천어를 잡을 기회가 수많은 관광객을 대한민국의 끝에 위치한 이 추운 곳으로 불러들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상품권을 도입한 국내 대표 '상생 축제'입니다.
축제 입장료의 절반가량을 농특산물 교환권 등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2006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관광객은 상품권으로 농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어 절반 가격에 축제를 즐긴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하고, 주민은 농한기 소득 증가에 미소를 짓게 됐습니다.
올해 축제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넘게 찾아 1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축제 전체의 직·간접(고용 포함)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면 지난해 축제(23일간 131만 명)의 경우 2천억 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축제장 공식 먹거리 장터와 기념품점에서는 사전 협의로 공시된 가격이 적용돼 '바가지 논란'도 불식시켰습니다.
이 같은 상생 노력은 매년 축제 재방문율이 50%를 넘기는 관광객 설문조사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축제 이전부터 매일 재난구조대가 물속에 들어가 얼음 두께와 강도를 점검하는 것은 관광객 신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사진=화천군 제공, 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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