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윤석열 빌런 대결한다는 안일함” 양당 저격···“사회개혁의 길로 이끌어 보겠다”

조문희 기자 2024. 1. 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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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일 개혁신당 초대 대표로 선출돼 “이번 선거를 이재명과 윤석열을 서로 빌런(악당) 대결하면 된다는 안일함 속에서 준비해 오던 그들에게 정말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정치에서 다루기를 기대했던 논제들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을 사회개혁의 길로 이끌어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죽느냐 사느냐의 단계까지 내몰린 시급한 개혁 과제 앞에서, 매번 혐오니 갈라치기니 싹수론이니 인신공격하면서 그것을 막아보려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맞설 시간이 왔다”며 “빠르게 달려야 하는데, 망건에 갓 쓰고 도포 입고 짚신을 신은 채 육상경기장에 나타난 그들은 이 경기가 개혁 경쟁의 달리기인 걸 모르고 나타난 것”이라고 거대 양당을 저격했다.

이어 “내가 ‘태극기’를 붙이고 시위 나간다고 애국자라고 하는 우월감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독재와 싸웠던 훈장만으로 정치를 가벼운 선악의 구도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은 개혁을 해나갈 수 없다”며 양당 정치인과 지지자 모두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연설 도중 두 차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가 내용을 잘 모르는, 다만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다루다 혼난 적이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관된)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박근혜 안 뽑겠다’고 했는데, 그때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오셔서 저한테 ‘정말 잘했어’라며 격려해줬다. 혼내기만 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에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 소리내 잘못된 걸 말했을 때 당시 김 전 위원장처럼 후배를 격려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새로운 싹이 트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오늘 아침 이 자리에 오는데, 포항에서 문자가 하나 왔다”며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에게 다시 한 번 저희도 용기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집권 1년차 대통령과 싸운다는 결심을 했을 때 그 마음이 무엇인지 아시나. 저는 그 마음을 안다”며 “아무리 검사의 칼이 담금질됐는지 모르지만, 그 칼만으로는 세상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개혁신당은) 나섰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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