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만들어 금은방서 써도 집행유예… 이유는 "초범·범행 인정·반성"

위조지폐를 만들어 쓰다 발각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이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한 사회복무요원과 그의 후배들이 컬러프린터로 수표를 위조해 금은방에서 금품을 구매하거나 환불하는 수법으로 현금화하는 중대범죄를 저질렀지만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판사에 따르면 부정수표단속법 위반과 위조유가증권 행사,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1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B(23)씨와 C(22)씨, D(19)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50만원을 선고하고 기소된 4명 모두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10월 한 은행에서 100만원권 수표 3장을 발행 받은 뒤 이를 스캔해 고급용지에 인쇄하는 수법으로 100만원권 수표 22장을 위조했다. 이 가운데 6장은 금은방에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범인 A씨는 지난해 10월 강원도 강릉시의 한 커피숍에서 지인 E씨에게서 "금은방에서 위조 수표로 금반지 등을 구매한 뒤 되팔아 수익을 반반씩 나누자"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뛰어들었다.

이후 E씨가 송금한 300만원으로 수표를 발행 받아 위조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와 C씨, D씨는 A씨의 학교 후배들이다. 이들은 수표 발행 및 귀금속 구매, 범행대상 금은방 물색, 렌트 차량 운행 등의 역할을 맡아 서울·경기권 금은방 3곳을 돌며 위조수표를 내고 금반지 등을 구입하는 수법으로 하루 만에 600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거스름돈을 챙겼다가 결국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위조한 수표들의 액면 합계액이 2200만원으로 비교적 크고 이 가운데 일부를 행사해 사기 범행까지 저질러 죄질과 범정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혐의를 순순히 인정한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사기 범행에 의한 피해가 회복되고 피해자들과도 원만히 합의한 점, 피고인들이 초범이거나 금고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양형에 감안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