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독신남, 지방이 독박쓴다…국제결혼 아니면 답 없다고?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독신남 시한폭탄이 터진다”
1980~90년대 남아선호 사상으로 인해 한국인 남성 가운데 최대 80만명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지 못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연성비는 1.05(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인데, 한국은 1980~1990년대 남아선호사상 기간 성비가 1.16까지 치솟습니다. 그만큼 남아가 훨씬 더 많아진 겁니다. 연구를 주도했던 더들리 포스턴 미 텍사스 A&M주립대 사회학 교수는 “독신 남성 증가가 앞으로 수십년동안 한국의 사회적 병폐가될 것”이라고 경고했죠.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서울 10대 성비는 1.06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인 20대부터는 성비가 0.9대로 떨어집니다. 지방에 있는 여성들이 인서울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혹은 일자리를 찾기위해 서울로 몰려들기 때문이죠. 서울은 2030만 봤을 땐 국내에서 드물게 ‘여초’ 지역입니다.
세종은 결혼적령기인 30대 기준으로 서울과 더불어 여초인 지역인데요. 공무원 시험을 붙은 여성들과 교사로 재직하는 여성들이 세종에 많이 정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이한점은 제주도의 경우 30대 중후반(35~39세)가 여초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세종·제주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은 남초였습니다.
강원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강원도의 10대 성비는 1.07~1.09로, 자연성비보다도 원래 높았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20대 성비는 1.26(20대 초중반), 1.31(20대 중후반)까지 올라갑니다. 강원도 20대 여성 100명이 있을 경우 남성은 130명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강원소재 대학에 다니거나 혹은 강원서 일을 하고 있는 20대 남성들은 동년배 여자를 만날 기회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한국남성 80만명이 앞으로 한국여성과 결혼할 기회 자체가 없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는 지방에 있는 한국남성이 더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성비와 혼인율을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인구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을 보면 2022년 기준 세종, 경기, 제주, 대전, 충북, 서울 순으로 혼인율이 높았습니다. 혼인율이 높은 상위 6개 지역 중에 30대 성비가 여초인 곳은 3곳(세종, 제주, 서울)입니다. 반면 경기 대전 충북은 성비가 남초인 곳임에도 혼인율이 높았습니다. 조혼인율과 성비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는 셈이죠.
성비만 놓고 봤을 땐 서울·세종과 지방 간의 해법이 다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세종은 충분히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남녀 간 만날기회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기획해야 합니다. 빅데이터 시대인만큼, 신청자에 한해서 동네·직장 근처 솔로남녀들을 정부·지자체가 매칭시켜주면 어떨까요?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개팅 어플은 상당수 여성들이 ‘가볍다’는 이유로 잘 참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보증해준다면 조금 더 만남의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서울 및 수도권 거주 여성이 단기간에 지방으로 내려가긴 힘듭니다. 맞벌이가 대세인 상황에서 일자리가 없는 지방에 곧바로 내려가긴 힘들기 때문이죠.
국제결혼을 장려하는게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여성 부족 80만명’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외국에서 여성들을 데려오는 겁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를 낳을 유인을 더 크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다문화 가정이어도 한국인이란 정체성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입학·공공부문 취업에 있어서 유리하게 해줘야 합니다.
지난 2021년 다문화가정 자녀수는 1만4322명로 2021년 출생아수(26만562명)의 약 5.4%입니다. 이미 100명 중 5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입니다.
문제는 정책적 배려가 크지 않다는 겁니다.
부산다문화교육지원센터에 따르면, 2024년 대입전형서 66곳의 대학이 2166명을 다문화전형으로 모집했습니다. 총 대학정원(34만4296명)에 비하면 0.5%에 불과합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를 낳아도 우리사회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하려면 이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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