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들께 죄송합니다”...일본 GK, 베트남에 2실점+이라크전 '대참사'에 사과

[포포투=김아인]

일본 축구 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국가 대표팀(FIFA랭킹 17위)은 1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로 패배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일본은 이라크에 선두 자리를 내준 채 조 2위에 그쳤다.

이번 아시안컵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본. 경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승리는 당연해 보였다. 이라크의 FIFA 랭킹은 63위. 랭킹 17위로 아시아 1위에 올라 있는 일본의 우세를 모두가 예견했다. 최근 A매치 흐름에서도 독일, 터키 등을 큰 점수차로 꺾고 11연승을 달리고 있는 만큼 일본의 기세는 강력했다.

엄청난 반전이 만들어졌다. 전반 5분 만에 일본은 아이멘 후세인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후세인의 헤더 멀티골로 이라크에 2점 차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진 일본은 후반 들어 총력전을 펼쳤다.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토미야스 타케히로를 투입했고,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츠 등을 들여보내면서 교체 카드를 빠짐없이 활용했다. 그러나 깊은 수비 라인을 형성하며 굳히기에 들어간 이라크를 상대로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엔도 와타루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결국 이라크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1-2 패배로 마무리했다.

굴욕적인 결과다. 일본이 이라크를 상대로 패배한 것은 지난 1982년 아시안게임에서 0-1로 무릎을 꿇은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었다.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1로 꺾은 이라크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하며 카타르, 호주에 이어 일본보다 먼저 16강 조기 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본은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이겨도 승자승 원칙을 따지는 대회 규칙으로 인해 1위에 오를 수 없다.

앞서 일본은 지난 베트남과의 1차전 후에도 비판을 받았다. 경기 초반 미나미노 타쿠미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5분 만에 동점골을 넣은 베트남에 역전까지 허용하면서 2-1로 끌려가기 시작한 것. 다행히 3골을 넣고 4-2로 재역전하며 일본이 승리했지만, 약체 베트남이 이변을 연출할 뻔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두 경기에서만 4실점을 기록한 일본.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골키퍼 스즈키의 경기력이 꼽히고 있다. 스즈키는 지난 베트남전에서 첫 실점 당시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했고, 2번째 실점 때도 프리킥 상황에서 볼을 쳐낸 것이 역전골로 이어졌다. 이라크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실점 당시 스즈키는 문전으로 향한 크로스를 손으로 막았지만, 쇄도하던 후세인이 헤더를 시도해 골망으로 꽂아 넣었다. 실점 외에도 스즈키는 내내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가 끝난 후 스즈키는 아랍 매체 '윈윈'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라크 팀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줬고 우리를 상대로 이길 자격이 있었다. 우리는 승리를 목표로 경기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패배한 것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워야 하고, 인도네시아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다음 토너먼트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더 잘 할 것을 다짐한다”고 일본 국민들에게 사과를 남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은 골키퍼 포지션을 두고 과감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대표팀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 다니엘 슈미트(신트트라위던), 나카무라 고스케(포르티모넨스) 등을 대신해 스즈키와 다이야 마에카와(빗셀 고베), 노자아 다이시 브랜든(FC도쿄)을 명단에 올렸다. A매치 경험이 다소 부족한 골키퍼들이 일본 경기력의 불안함을 높이고 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