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에게 감동했다"…롯데 간판스타, 왜 제주도로 달려갔나

김민경 기자 2024. 1. 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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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헌의 요청에 제주도로 달려온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오른쪽) ⓒ 민병헌
▲ 제주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민병헌(왼쪽) ⓒ 민병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민병헌에게 감동했다. 야구캠프를 한다고 해서 주저 없이 참석했다."

롯데 자이언츠 간판스타이자 주장 전준우(38)가 옛 동료 민병헌(37)의 어깨에 큰 힘을 실어줬다. 민병헌은 지난 14일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생활구장에서 '제1회 민병헌 리틀야구캠프'를 개최했다. 서귀포베이스볼클럽과 제주리틀팀, 서귀포야구협회와 서귀포체육회가 주관했다.

민병헌은 지난해 8월 제주도에 새롭게 터를 잡으면서 이번 행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서귀포 야구협회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제주도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 나갔다.

민병헌은 제주도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무료 재능 기부 형식으로 캠프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조금 더 많은 꿈나무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민병헌은 롯데 시절 동료인 전준우에게 손을 내밀었고, 전준우는 흔쾌히 제주도까지 달려와 줬다. 전준우 외에도 삼성 라이온즈 전병우, 두산 베어스 김지용 퓨처스팀 투수코치, 전 현대 유니콘스 김동진 등이 참여해 열정적으로 리틀야구 선수들을 지도했다. 사인회를 마친 뒤 워밍업과 캐치볼을 진행했고, 수비와 타격 훈련까지 이어졌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재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총액 47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전준우는 4년 전 처음 FA 시장에 나왔을 때 기대에 약간 못 미치는 4년 34억원에 도장을 찍어 아쉬움을 삼켜야 했는데, 롯데는 이번에 전준우를 2024년 FA 1호 계약자로 만들어 자존심을 세워줬다. 전준우는 일찍이 롯데 원클럽맨으로 남기로 확정하고 기분 좋게 겨울을 보내다 민병헌의 요청에 응했다.

전준우는 "민병헌 감독이 제주도까지 와서 힘겹게 유소년 리틀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야구캠프를 한다고 해서 주저없이 참석했다. 제주도의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민병헌 감독과 김동진, 그리고 제주도체육회와 서귀포야구협회의 적극적인 도움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에 불러준다면 또 참석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야구캠프에는 야구 꿈나무 70여 명이 참여했다. 서귀포리틀, 제주리틀 야구 선수들 외에도 동래구리틀, 안성시리틀 야구 선수들이 함께했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많은 야구 꿈나무들이 좋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힘썼다.

▲ 제1회 민병헌 리틀야구캠프 ⓒ 민병헌

리틀야구계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정민 동래구리틀 감독은 "아이들에게 뜻깊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돼서 감사하다"고 했고, 민병헌은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리틀야구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고민석 서귀포베이스볼클럽 대표는 "민병헌이라는 나라를 위해 금메달을 따낸 훌륭한 선수가 제주도 서귀포시까지 와서 전 현대유니콘스 김동진 감독과 유소년·리틀야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사를 듣고 의기투합해 서귀포베이스볼클럽이 만들어졌다. 제주리틀팀은 제주 최초 정식 리틀야구팀이다. 지도자들이 아이들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완 서귀포시야구소프트볼 회장은 "우리 서귀포시협회는 민병헌 감독을 적극적으로 도와 제주·서귀포시 리틀야구 저변 확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민병헌에게 감사장도 수여했다.

이번 캠프에는 김태문 서귀포시체육회장과 구교석 하하병원 이사, 김운장 신신호텔 대표, 야구 유튜브 야신야덕의 박진형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민병헌은 "제1회 민병헌 야구캠프에 참가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야구불모지인 제주에서 야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캠프는 매년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재능 기부를 이어 가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민병헌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3년부터 주전 우익수로 도약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원에 계약해 대박을 터트렸다. 프로 15년 통산 성적은 1438경기, 타율 0.295(4285타수 1266안타), 99홈런, 187도루, 578타점, 751득점이다. 국가대표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 등에 기여했다. 2021년 1월 뇌동맥류 수술을 받고 그해 9월 은퇴를 선언했다. 민병헌은 잠시 건강을 살피기 위한 휴식기를 보냈고, 이제는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 롯데 자이언츠 시절 민병헌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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