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준, 호주오픈 데뷔전서 감격의 그랜드슬램 첫 승[박준용의 인앤아웃 In AO]
세계 주니어 21위 김장준(오리온)이 호주오픈 데뷔전에서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주니어 승리를 달성했다.
대회 14번시드 김장준은 20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주니어 1회전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타바타 료(일본·211위)를 2-1(5-7 6-2 7-6(10))으로 물리쳤다.
김장준에게 이번이 네 번째 그랜드슬램 주니어 대회다. 첫 그랜드슬램이었던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시작해 윔블던, US오픈에서 모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네 번째 도전 만에 감격의 그랜드슬램 첫 승리를 거뒀다.
1세트에서 김장준은 다소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2세트 게임스코어 1-0에서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해 잡은 리드를 잘 지켜 세트스코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에서 두 선수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타이브레이크 초반 김장준은 연속 3실점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예리한 포핸드 패싱샷과 상대의 실수에 힘입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매치포인트에서 상대의 더블폴트로 승리를 확정짓자 김장준은 코트에 드러누우며 감격에 젖었다.
김장준은 “그랜드슬램 첫 승이라 너무 기쁘다. 간절하게 열심히 뛰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첫 승이라 정말 좋다”라면서 “그랜드슬램 무대를 세 차례 경험해서 긴장을 안 하려고 했는데 긴장이 됐다. 그리고 상대의 세계랭킹이 낮지만 경기력이 정말 좋았다. 1세트를 내준 후 나도 실수를 줄이고 잘 버텨 이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세트 후반 김장준은 경기가 안 풀린 탓인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후 거짓말처럼 경기력이 살아난 것에 대해 “보통 경기 모자를 쓰고 경기를 시작하다가 안 풀리면 벗는다. 나만의 루틴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김장준은 서브에서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180~190㎞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최고 속도 시속 202㎞를 찍었다. 더블폴트는 3개에 그쳤고 서브 에이스는 10개를 기록하는 등 서브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타바타는 서브 에이스 6개, 더블폴트 10개를 기록했다.
김장준은 “서브 속도가 시속 200㎞가 넘어서 나도 깜짝 놀랐다. 오프시즌 때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현재 김장준은 김선용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김선용 코치는 지난 2005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주니어 1위 출신이다. 김장준은 “김선용 코치님이 코트 표면의 특징 등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호주오픈 경기장이 너무 넓어서 길을 잃어버리지 말라고도 하셨다”고 웃었다.
김장준에게 올해가 자신의 마지막 주니어 시즌이다. 그는 “올 시즌에는 그랜드슬램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먼저, 호주오픈 4강에 올라가고 싶다.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장준은 2회전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홈코트 타이 호스트(호주·세계 Jr. 188위)와 2회전에서 대결한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멜버른|박준용 아레테컴퍼니 대표, SPOTV 해설위원(loveis5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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