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 두 달 지나서야 알린 병원…"거의 미라였다" 유족 울분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가 숨진 사실을 약 2개월이 지나서야 유족에게 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20일 SBS에 따르면 50대 남성 김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지난해 10월1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같은달 29일 병원에서 숨졌다.

하지만 김씨의 가족들이 그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26일이었다. 유족은 김씨 시신을 인수하거나 처리 위임하라는 내용의 구청 등기를 받고서야 그의 사망 사실을 접했다.

김씨 여동생은 "사망 나흘 전까지 오빠와 통화했다"며 "이후로는 저도 병원에 입원했던 터라 추가 연락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혼 후 홀로 살던 김씨는 병원에 보호자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다. 이럴 경우 병원은 환자의 사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알려야 하고, 지자체가 유족을 찾는다.

그런데 병원 측에선 사망일로부터 약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에서야 구청에 김씨 사망 사실을 알렸다. 이에 관련 소식이 2개월이 지나서야 유족에게 전해진 셈이다.

구청 관계자는 "사망 알림 공문이 왜 늦게 왔는지 저도 그게 궁금하다"며 "병원이 유족을 못 찾으면 늦어봐야 3~4일 안에 공문이 도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김씨 여동생은 "(오빠 시신이)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나가 거의 미라와 같은 모습이었다"며 "그걸 보는 제 억장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병원 측은 지자체에 무연고 사망 통보를 하기 전에 가족과 연락할 방법을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병원은 유족에게 김씨 치료비와 냉동실 안치료를 요구하고, 만약 장례를 치르면 관련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