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좀 따르자"…민심 잃어가는 '고려거란전쟁', 관건은 이번 주 [MD포커스]

이승길 기자 2024. 1.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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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KBS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최수종에게 4번째 연기대상을 선사하는 등 잘나가던 '고려거란전쟁'이 삐끗하고 있다. 발목을 잡은 건 거란군이 아닌 완성도 논란. 흔들리는 시청자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려거란전쟁' / KBS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초반까지는 호평 일색이었다. 한정된 제작비 속에서도 정통 사극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면서 '모처럼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회차에서 굳건했던 시청자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고려거란전쟁' 18회에서는 2차 전쟁 후 개경으로 돌아온 현종이 지방 개혁을 추진하자 강감찬을 비롯한 신하들이 반기를 들고 나서는 내용이 다뤄졌다. 특히 방송 말미에는 강감찬과 갈등을 빚은 현종이 분을 참지 못한 채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불필요한 전개, 붕괴된 현종의 캐릭터 등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시청자 뿐만 아니라 원작자까지 비판에 나섰다. '고려거란전쟁' 원작 소설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는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16화 양규의 전사 이후 원작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가 (원작에)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며 "그리고 당연히 '고려거란전쟁'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고 이 대목을 지적했다.

댓글을 통해서도 길 작가는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8화 보고 정말 경악했다. 너무 실망했다"란 한 네티즌의 댓글에, "앞으로 대본이 좀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밖에 "대하사극이 아니라 웹소설같았다", "16화까지는 역사와 원작의 틀 안에서라도 움직였는데, 이제는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되었다고 본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란 비판도 적었다.

그러면서 "대본 작가가 교체된 다음에는 전투신 외에 제 자문을 받지 않아서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른다. 대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집필했으면 한다. 드라마가 삼류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떠들썩했던 한 주간의 논란 이후 방송되는 20일 19회차에서는 김은부(조승연)을 탄핵하려는 세력과 의식을 되찾은 현종의 대립이 그려질 예정이다. "조선 세종을 이렇게 묘사했다면 정말 난리 났을 거다. 2주내에 수습된다면 다행이지만 그 이상 길어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원작을 따를 필요는 없지만, 역사는 따르자"란 원작자의 조언을 되새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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