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따라 온 직원…벽 넘어로 핸드폰 쥔 손 '불쑥'

경북 포항시의 한 음식점에서 직원으로부터 불법 촬영 피해를 봤다는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지난 19일 방영된 JTBC 시사·교양 '사건반장'에서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1일 밤 11시쯤 남편과 포항의 한 식당에 방문했다. 식사 중 A씨는 서빙 중이던 직원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은 뒤 화장실로 이동했다.

이때 화장실 위치를 알려준 직원도 바로 옆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직원도 화장실에 간다고 생각해 별로 개의치 않았다"며 "다른 식당처럼 당연히 남녀 화장실이 분리돼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이용했던 여자 화장실 첫 번째 칸은 남자 화장실 맨 끝 칸과 창문이 이어진 구조였다. 창문이 있는 탓에 남녀 화장실의 벽 일부가 공유됐고, 이 틈 사이로 식당 직원이 휴대전화를 밀어 넣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화장실 칸에서 일을 본 후 뒤돌았는데 좁은 틈새로 핸드폰을 쥔 손이 보였다"며 "옆의 창문에는 식당 직원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놀란 A씨는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나가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직원은 불법 촬영 혐의를 부인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직원 휴대전화를 포렌식 조사했다. 그러나 직원은 이미 휴대전화를 초기화했고, 경찰은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 A씨와 식당 직원을 추가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사건이 벌어진 식당 측은 A씨 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을 해고하고, 화장실 가림막 공사를 진행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