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았던 일 해냈다" 중국인들 환호…미국은 '초긴장' [강경주의 IT카페]

강경주 2024. 1. 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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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IT카페] 112회
시진핑의 우주굴기 '속도전'
中 우주정거장 톈궁, 고도 390km 상공서 임무
중심 모듈 톈허, 실험 모듈 멍톈 등으로 구성
中 매체 "시 주석 보살핌 아래 과학 강국 물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을 넘어 2045년 우주 최강국에 오르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우주 굴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올해 처음 발사한 화물우주선을 자국의 우주정거장 톈궁과 도킹시키는데 성공하면서다. 중국 매체는 도킹 1등 공신으로 톈궁을 꼽으며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中 우주정거장 톈궁에 과일 배달한 톈저우 7호

20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화물우주선 톈저우 7호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7분(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운반 로켓인 '창정 7호-야오 8'에 실려 발사됐다. 톈저우 7호는 3시간여를 비행해 18일 오전 1시46분 톈궁의 본체 모듈인 톈허와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톈저우 7호가 우주인들에게 춘제(중국의 설) 선물을 보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톈궁의 우수성을 앞다퉈 보도했다. 중국유인우주국(CMSA)은 "중국 우주인들이 신선한 과일을 먹고 싶어 했다"며 "톈저우 6호가 운반했던 것보다 30㎏ 많은 총 90㎏의 과일을 우주로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우주비행사 3명은 지난해 10월26일 발사된 유인 우주선 선저우 17호를 타고 우주로 간 뒤 톈궁에서 3개월째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우주공간에서 토마토와 채소를 재배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지구로 전송했다.

중국 화물 우주선 톈저우 7호를 실은 운반 로켓이 지난 17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선 발사장에서 발사되는 모습. / 사진=신화통신(Xinhua)


2011년 9월29일 처음 발사된 톈궁 1호는 길이 10m의 테스트 모듈로서 수명이 2년에 불과했지만 우주 궤도에 안착한 후 5년 가까이 수명을 연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주정거장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습득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비슷한 크기의 톈궁 2호는 급격한 궤도 이탈로 통제 불능 상태에서 추락했던 톈궁 1호의 귀환 실패를 교훈 삼아 CNSA의 통제 하에 남태평양에 제어 낙하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이 제어에 있어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걸 전 세계에 입증한 셈이다.

현재 중국은 톈궁 1호과 2호의 경험을 이어 받은 톈궁 3호를 운영 중이다. T자형 구조인 톈궁은 지구 저궤도인 고도 390km 상공에 떠 있다. 길이는 37m다. 중심 모듈인 톈허와 실험 및 거주 겸용 모듈 원톈, 실험 전용 모듈 멍톈으로 구성됐다. 3개 모듈의 총 무게는 66t에 이른다. 우주비행사와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우주선 3개가 추가 도킹하면 합계 무게는 100t까지 늘어난다.

생활 공간, 기계 공간, 도킹 포트로 구분되는 톈허에는 생명 유지 장치는 물론 우주선 유도, 관제, 조종 기능이 갖춰져 있다. 멍톈에는 톈허가 고장 났을 경우를 대비해 우주선 유도, 관제, 조종 장치가 달려 있다. 원톈에는 미소 중력(중력이 미세하기 존재하는 상태), 진공, 태양풍 등을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전력은 각 모듈에 2개씩 붙은 태양 전지에서 충당한다. 전지판은 태양 방향을 향해 움직일 수 있게 제작됐다. 톈궁이 지구 그림자를 지나가면 저장된 전력을 사용한다. 향후 중국은 톈허에 다기능 모듈을 추가해 6개의 모듈로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확장 후 최대 7명까지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베이징 항공우주 관제센터가 제공한 모의 사진. 중국의 화물 우주선 톈저우 7호가 우주 정거장 톈궁과 결합하여 도킹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신화통신(Xinhua)


톈궁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1/5 사이즈에 불과하다. ISS는 16개의 모듈로 구성돼 있고 무게만 400t에 달하는 초거대 우주정거장이다. 매년 운영비만 40억달러(약 5조3500억원) 이상 투입된다. ISS는 당초 올해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까지 수명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속 2만7000㎞가 넘는 속도로 지구를 매일 16회 공전하면서 이미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해 ISS 유지보수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반면 톈궁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 효율성을 가진다. 미국 과학계에서조차 톈궁의 크기를 대폭 줄여 설계한 중국의 결정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호평하고 있다.

우주 경쟁서 치고 나가는 중국…달 뒷면 탐사 도전

중국이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선 이유는 미국이 ISS 건설을 주도하면서 중국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1년 미국 의회는 중국과 미국 간 우주개발 협력을 금지하고, 중국이 ISS를 이용하는 것을 막았다. 중국이 우주 기술 탈취를 목적으로 ISS 건설에 참여하려 한다고 본 것이다. 이때부터 시 주석은 우주 굴기를 천명하고 우주정거장 운용에 필요한 노하우를 얻기 위해 톈궁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중국은 어느 국가든 톈궁에서 중국과 함께 우주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차별화를 꾀했다. 톈궁은 지금까지 17개국 23개 기관 9개 프로젝트에서 총 1000건이 넘는 실험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가 20년 동안 3000여 건의 실험을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톈궁의 개방 정책은 과학계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우주비행사 탕훙보가 우주정거장 연구실 모듈 원톈의 에어록 객실 해치를 열고 있는 모습 / 사진=신화통신(Xinhua)


중국은 개방적인 톈궁 운영 정책을 통해 외교적 실리까지 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톈궁 운영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국은 외국 우주비행사들과 과학자들의 톈궁 방문을 환영하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힘쓰는 모든 국가와 함께 더 많은 국제 협력과 교류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고 외교 영향력을 강화할 기회로 톈궁을 쓰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우주군 사령부(USSC)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우주 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로 자국의 산업 발전과 기술발전, 군사력 강화와 더불어 외교적 영향력 강화가 있다고 평가했다.

톈저우 7호의 톈궁 도킹 성공은 최근 미국 민간 업체가 발사한 '페레그린'의 실패와도 비교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중국의 달 탐사에 대해 "과학 연구를 빙자해 달에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 톈궁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데 성공한 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우주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중국인만의 '집'을 갖는 것은 수많은 우주 비행사의 꿈이었다"며 "그 꿈이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과학기술의 성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독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시 주석의 보살핌과 지도 아래 점점 더 많은 젊은 인재들이 과학기술강국 건설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올 여름 또 다른 달 탐사를 준비 중이다. 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서 샘플을 채취해 우주 개발 새 역사를 쓰겠다는 구상이다. 톈궁을 통해 매년 유인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1~2대를 발사해 우주정거장에 도킹시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EPA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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