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명의 도용해 인터넷 도박 자금 빌린 30대 아들 실형

아버지 명의를 도용해 인터넷 도박 자금 4억여 원을 대출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전경. 국제신문 DB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오흥록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대) 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8월 인터넷 도박으로 거액의 빚이 생기자 대기업을 다니는 아버지의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은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아버지의 운전면허증을 몰래 촬영하고 공인인증서를 복사한 뒤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 이후 한 금융기관의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했다. A 씨는 이후에도 아버지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고 비대면으로 대출을 신청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는 4개월간 5곳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두 4억7700만 원을 빌렸다.

A 씨 부친은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을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기각됐다. 오 판사는 “대출 확인 전화가 왔을 때도 A씨는 부친 행세를 하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좋지 않다”며 “현재까지 피해 금액이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용서를 얻지 못해 죄책이 무겁다”고 말했다. 다만 “부친이 A 씨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며 범행을 일관되게 자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