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신뢰할 수 없는 내레이터

권영미 기자 2024. 1.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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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터닝포인트 2024]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 포인트 2024'가 발간됐다. '터닝 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 뉴스1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4)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터닝포인트: 우리가 다른 예술 형태의 하나를 대하듯 인공지능(AI)에 접근한다면, 즉 약간의 회의론과 그것이 어떤 영감을 주는지 지켜보는 눈을 가지고 AI에 접근한다면, 그것이 창조한 것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2023년은 복잡한 감정과 생각, 경험이 가득한 한 해였다. 내 딸은 첫발을 내딛고 첫 말을 했다. 영화 및 TV 제작은 중단됐다.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산업과 다소 알 수 없는 미래의 새로운 권리를 위해 싸우게 되면서다.

그리고 우리는 신기술의 윤리와 씨름했다. 신기술은 내 딸의 첫말을 복제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은 이 신기술을 우리의 예술적 표현을 포함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모든 것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그 신기술은 AI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서 내가 복잡한 감정을 탐구하고, 처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은 주로 음악을 통해서다. 예술은 화해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직감과 마음이 이해하는 것으로 번역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에도 예술을 창작하거나 경험하는 것은 매우 심오하고 인간적인 경험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2024년이 시작된 지금 나는 우리가 예술에서 기술의 역할과 AI의 감정이 없는 데이터 기반 창작 수단을 어떻게 탐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고심하고 있다.

분명히 말한다. 나는 기술을 사랑한다. 점점 더 나는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그것을 사용할지, 그리고 내 삶의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나로부터 배우고, 듣고, 나를 추적하고 있는지에 대해 한심할 정도로 무지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나는 그 기술 없이는 살지 않을 것이다. 이는 작곡가로서의 나의 일에 매우 중요하다. 작곡가에게는 실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하기 전에 영화 악보를 완전히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오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로 만든 것은 실제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결코 비교할 수 없다).

또한 음악과 영화광으로서 나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악보, 녹음, 영화, 인터뷰를 끊임없이 탐독하고 있다. 5분간의 인스타그램 휴식 시간 동안 말러 교향곡 분석을 읽고 팀발랜드(Timbaland, 미 국의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가 ‘워크잇(Work It, 미시 엘리엇과 팀발랜드가 쓴 힙합 곡)’ 비트의 일부를 샘플링한 내용을 배울 수 있는 것에 나는 결코 질리지 않을 것이다.

ⓒ 뉴스1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4)

내가 음악을 쓸 때 상기하는 것은 내가 겪은 모든 일과 정신적으로 다운로드하는 정보를 포함한 탐욕스러운 정보다. 당연히 나는 2022년 말에 챗GPT 새 버전이 출시된 직후 이를 통해 내가 뭘 학습하고 흡수하는 걸 도움받을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이때 전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바다에서 영감을 받은 클래식 10곡을 요청하고, 그 요청을 새로 고치거나 조정하여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클래식 음악이 20곡 가까이 나올 때까지는 스릴이 있었다. 아니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들에게 영감을 준 영화제작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은 전율이 일었다.

하지만 흑인 작곡가의 이름을 물어봤는데 챗GPT가 백인 작곡가의 명단 목록을 생성해 내는 데는 두려움을 느꼈다. 또는 특정 작가의 문체로 한 장면을 써달라고 요청했을 때 AI가 만들어 내는 전형적인 이상한 문구가 담긴 이상한 인공물이 되었는데도 장면 묘사의 어조에서 섬뜩한 친숙함을 느끼는 데서 겁이 났다.

갑자기 챗GPT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확인이나 연구에 근거를 두지 않은 (챗GPT의) 정보에 의존할 수 있을까? 우리가 AI를 신뢰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의 역사를 보존하는 일을 맡긴다면 AI는 무엇을 다시 쓸까? 인터넷 에 존재하지 않는,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는 유실되고 잊힐까?

하지만 나는 얼마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내 초기 경력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챗GPT로 되돌아왔다.

나는 다큐멘터리 작품을 위한 작곡가로 출발해 내 자신의 작품도 두어 개 썼다. 형식을 연구하면서 나는 내레이션을 최소화하고 영화제작자가 스토리 속 인물이 되도록 하지 않고 기록한다는 목표로 최 대한 관찰자적인 영화를 만드는 시네마 베리테(진실의 영화, 영화의 사실성을 보다 강조하는 경향) 스타일에 금세 사랑에 빠졌다.

나는 거친 카메라워크의 특성과 그냥 앉아서 지켜볼 수 있는 선택을 좋아했다. 단순히 존재하는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길게 촬영하는 스타일은 정말 아름다울 수 있다.

하지만 (영상 카메라) 매체의 ‘해야 할 일’ 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영화에서의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카메라맨은 무엇을 촬영할 지 선택한다. 편집자는 무엇을 잘라낼지 선택해야 한다. 감독은 영상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것인지 궁극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 사람들 중 누가 창의적인 과정에서 자신의 고유한 편견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까?

ⓒ 뉴스1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4)

이는 내게 재즈를 생각나게 했다. 즉흥 연주자로서 우리는 순간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항상 열려 있다. 베이스 연주자가 연주하는 음이든 드러머의 리듬이든 우리는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기다리는 안테나와 같아서 순간에 일어나는 일에서 영감을 끌어낸다. 그러나 가장 독창적인 즉흥 연주자조차도 그들 자신의 소리를 낸다. 그들은 그날 밤이 어땠는지에 상관없이 항상 거기에 있을 경향, 터치, 사운드를 악기에 가지고 있다.

시네마 베리테 스타일로 작업하는 모든 아티스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부 촬영 감독은 좀 더 친밀하게 촬영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일부 편집자는 특정 속도나 리듬으로 편집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에 기초해, 그리고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운 방식을 바탕으로 창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실한 영화’로 말 그대로 번역되는 예술 형식에서도 ‘진실’은 여전히 필터링된다.

AI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전능한 정보 소스를 찾기 위해 챗GPT에 왔고, 대신 인터넷에서 수집한 내용을 기반으로 답변하는 프로그램에서 최선의 추측을 찾았다. 교사 대신, 나는 잘못된 정보와 엄청난 양의 텍스트의 세계에서 성장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막대한 정보와 엄청난 양의 텍스트는 (AI의) 알고리즘에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지만 이해하는 방법은 가르칠 수는 없다.

예술가로서 나는 우리가 인생 경험과 복 잡한 감정을 어떻게 페이지의 단어나 곡의 음표로 바꾸는지 AI가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 평안함을 느꼈다. AI가 작성한 한 아티스트를 흉내 낸 글은 항상 무작위의 인공적 느낌과 인터넷의 허위(정보)가 들어가 있다.

그것을 알고 AI에 접근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예술 형태이자 또 다른 영감의 흥미로운 원천이 될 수 있다. 이 예술은 많은 다양한 관점에서 생겨나거나 이런 관점들을 통과한 정보로 만들어진 예술이다. 하나의 사회로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후대에 정확하고 다양하며 널리 검토된 정보를 가진 알고리즘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다른 창작자들을 약간의 전문적인 회의론과 그들에게 영감을 준 원천이 뭔지 알고 싶어하며 바라보았다. 예술가로서 나는 어떻게 AI가 성장하며 내가 다른 창작자에 대해 반응했던 것과 같은 식으로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것에 반응할지 볼 생각에 흥분돼 있다.

필자인 크리스 보워스 ⓒ 뉴스1 (출처 = NYT 터닝 포인트 2024)

필자: 크리스 보워스. 미국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다. ‘그린 북’, ‘킹 리처드’, 그리고 TV 시리즈를 포함한 많은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작곡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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