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 형 진심이다” LG 26세 뉴 클로저의 비장한 눈빛…139SV 빅리거는 진심을 읽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 저 형 진심이다.”
고우석(26,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은 지난 17일 LG 트윈스 유튜브 채널 LGTWINSTV를 통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2+1년 94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생생히 들려줬다. 제작진은 LG 선수들에게 고별 메시지를 받아 고우석에게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를 했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신청하고 별 다른 말이 안 나오자 내심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접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샌디에이고의 오퍼를 받고 계약에 이르렀다. 샌디에이고의 오퍼가 없었다면, 고우석은 작년 부진을 만회하고, LG의 통합 2연패를 위해 달릴 작정이었다.
통산 354경기서 19승26패6홀드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그렇게 LG 마무리 역사에 한 획을 긋고 떠난다. 그래도 고우석은 LG 선수들이 마음에 밟혔다. LGTWINSTV를 통해 “LG에서 기록이 부족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너무 좀 팀에 기여한 게 너무 없지 않나.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야구한 적은 없었는데 가록으로 평가받는 것이니까, 막상 보니 더 채웠다면 우리 팀이 더 잘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LG 마무리의 역사는 유영찬(26)이 이어받는다.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유영찬에게 클로저를 맡길 구상을 드러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5라운드 43순위로 입단한 우완. 작년에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서 67경기서 6승3패1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로 맹활약했다.
LG 특유의 벌떼불펜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었다. 장래성까지 감안할 때 젊은 유영찬이 마무리를 맡는 게 어울린다고 본 듯하다. 유영찬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 147.3km에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섞었다.
고우석은 계약 후 귀국 인터뷰를 통해 유영찬을 두고 “잘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이 이 얘기에 대해 이유를 물어보니, 고우석은 “유영찬 선수에 대한 평가보다, 내가 야구를 한 시간이 짧긴 하지만, 나도 누군가 자리 비웠을 때 (마무리에)들어간 것이었으니까. 프로란 결국 좋은 표현으로 기둥이 떠났다고 얘기해주는데, 그런데 결국 누군가 그 자리를 차지하더라고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우석은 “프로라는 세계가 잔인하고 무섭지만, 그 자리가 빛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그게 팀이 강하다는 거니까 ‘잘할 거다’보다 잘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강한 팀이라는 게 증명되는 것이니까”라고 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 자신이 빠지면 또 누군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믿음이자 바람인 것이다. 그런 팀이 강팀이고, 그래서 LG가 챔피언까지 올랐다. 그런데 제작진이 고우석에게 보여준 영상에선 유영찬의 눈빛이 남달랐나 보다.
유영찬은 고우석에게 “(LG에)안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고우석은 “어, 저 형 진심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눈빛이 비장하더라고요”라고 했다. 물론 고우석은 임의탈퇴 신분으로 LG를 떠난다. 때문에 훗날 KBO리그에 돌아오면 무조건 LG와 계약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마무리는 유영찬의 것이다. 염경엽 감독이 그렇게 시즌 플랜을 짰다. 이젠 유영찬이 보여줘야 하고, 유영찬의 올 시즌 행보가 LG의 통합 2연패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어쨌든 고우석을 향한 유영찬의 비장한 눈빛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봐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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