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텔 신라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 美 LA 선정 부지 ‘논란’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kwon.hyojeong@mktour.kr) 2024. 1. 2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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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스테이 LA 지점 부지 놓고 ‘논란’
LA 시장, 노숙자 수용 위해 근처 호텔 매입
한인타운 노숙자 민원은 사상 최대 수준
신라호텔
호텔 신라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의 미국 진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라스테이가 위탁운영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호텔이 노숙자 쉼터 앞 부지에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쾌적한 환경과 안전 등을 기본 조건으로 갖춰야 하는 호텔이기에 우려의 시선이 전해지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지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위탁운영 계약을 맺었지만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절치부심 끝에 LA에 ‘호텔 신라’ 브랜드의 호텔 건립을 준비 중이지만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현재 호텔 신라의 이름을 건 해외 지점은 베트남 다낭의 신라모노그램 다낭이 유일하다.

8000만 달러(약 1070억 원)가 들어갈 LA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한국계 투자 그룹으로 알려진 ‘SSH America LLC’가 LA 한인타운 인근 5층 높이의 오피스 건물(1543 W Olympic Blvd)을 2000만 달러(약 267억 원)에 매입하면서 시작했다. 총 200개 객실과 238개 주차 공간 규모에 1층은 로비, 2층부터 5층까지 객실, 옥상에는 레스토랑과 바가 생긴다. 개장은 내년 8월로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신라스테이의 위탁운영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호텔신라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신라스테이가 들어설 입지 환경이다. 신라스테이가 낙점한 건물 인근에 노숙자 쉼터가 세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LA시가 노숙자 쉼터로 세울 ‘메이페어 호텔(The Mayfair Hotel Los Angeles)’과 신라스테이 LA 지점과의 거리는 900m가 되지 않고 도보로 10분 정도다. 직선거리로는 600m다.

LA는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다. 지난해 LA노숙자관리국(LAHSA)이 발표한 ‘2023년 광역 LA 노숙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LA 시내 노숙자 수는 4만6000명이었고 LA 카운티 전체로 보면 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LA 한인타운 지역 노숙자 민원이 지난해 크게 증가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이 극에 달해 집단 청원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LA시 민원 서비스 접수 현황을 보면 작년 한 해 윌셔 코리아타운 지역에서 접수된 노숙자 관련 민원은 총 273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보다 48%나 증가한 것은 물론,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최대치다.

이에 LA 당국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대표적인 방안 중 하나가 노숙자 쉼터 역할을 할 임시 거주지 제공이다. 케렌 베스 LA 시장은 그 첫 행보로 300개 객실을 보유한 웨스트레이크 지역 ‘메이페어 호텔(Mayfair Hotel)’ 매입을 추진 중이다. 노숙자들은 메이페어 호텔에서 최대 1년 동안 거주할 수 있고, 영구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도움 또한 받을 수 있다.

베스 시장은 LA의 가장 큰 문제점을 치안과 노숙자 문제로 규명 짓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시 예산 130억 달러(약 17조3875억 원) 중 13억 달러(약 1조7387억 원) 예산안에 서명했다. 13억 달러는 노숙자 문제 해결 방안인 임시 주택 건설과 호텔과 모텔 구입에 사용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웨스트레이크 지역 거주민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노숙자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숙자들을 돕고 싶어도 강력 범죄를 비롯해 펜타닐 등 마약 문제로 커뮤니티가 무너지는 게 사실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런 지원이 좋은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인디애나주의 경우, ‘어퍼웨스트사이드(Upper West Side) 호텔’에 300여 명의 노숙자들을 수용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가 마약을 복용하고 소란을 피워 시정부는 결국 이들을 다른 곳으로 강제 이동시켰다.

베스 시장의 노숙자 이주 정책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베스 시장은 2022년 12월 취임 직후 LA 노숙자 해결을 위해 이를 야심 차게 시행했지만,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 신라 관계자는 “신라스테이가 위탁운영 계약을 확정한 것은 맞다”며 “다만, 위탁운영 특성상 운영사가 부동산 매입 과정 절차까지는 개입하지 않아 모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대응책에 대해 묻자 “신라스테이는 운영사로 선정된 것일뿐 더 확실하게 절차에 들어간 상태가 아니다”라며 “설사 대응책이 있다고 해도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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