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딘 소비 회복 속도… “수출 늘지만 내수 회복 모멘텀은 약화”

이강진 2024. 1. 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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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과 박나영 한은 조사총괄팀 조사역은 지난 1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2024년 1월 경제상황 평가' 글에서 "올해 중 성장률은 당초 예상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수의 회복 모멘텀이 약화한 만큼 경기 개선에 대한 체감 정도는 부문별로 차별화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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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소매판매액지수 1,4% 감소
고금리여파로 민간소비 전망도 밝진 않아
한은 총재 "소비는 낮아졌지만 수출은 높아져
내수·수출 양극화될 가능성도 시사…지켜볼 것"
올해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는 반면 내수는 부진하면서 경제성장이 부문별로 차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06.6(2020년=100)으로 전년 누계 대비 1.4% 감소했다. 이 기간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1%)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슈퍼마켓·편의점 등 소매판매점의 매월 판매금액을 조사해 작성한다. 통계청은 매달 실시하는 서비스업동향조사와 행정자료 등을 이용해 약 2800개의 소매표본사업체를 조사하고 소매판매액지수를 작성·공표한다.

민간소비는 금리·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은 전날 내놓은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국내 민간소비는 지난해 이후 재화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들어 그간 빠르게 반등하던 서비스소비도 둔화하면서 회복 모멘텀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화소비는 경제활동 재개 후 소비 리밸런싱과 그간의 금리·물가 상승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가계의 서비스 펜트업(보복소비) 수요도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트에 각 종 라면이 진열된 모습. 뉴스1
향후 민간소비 전망도 밝진 않다. 고금리 여파로 채무부담이 늘면서 대출을 많이 보유한 중·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제한될 수 있는 데다 고령화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요인으로 소비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40대 미만은 팬데믹 이후 급증한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소비성향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60대 이상의 경우 이전부터 기대수명 연장과 노후준비 부족이 맞물리면서 저축 유인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 변화도 향후 민간소비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동향분석팀 조사 결과 팬데믹 이후 크게 줄었던 수도권 지하철 이용객은 최근 들어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오후 8시 이후 야간 시간대는 여전히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동향분석팀은 “가계의 실질소득 개선이 소비 여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으나 채무부담 누증, 급속한 고령화 및 팬데믹 이후 소비패턴 변화 등에 따른 소비성향 제약 가능성을 고려할 때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연합뉴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1월 내놓았던 전망치(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은 내부에선 내수 회복세가 약화하고, 수출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지면서 부문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과 박나영 한은 조사총괄팀 조사역은 지난 1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2024년 1월 경제상황 평가’ 글에서 “올해 중 성장률은 당초 예상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수의 회복 모멘텀이 약화한 만큼 경기 개선에 대한 체감 정도는 부문별로 차별화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소비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예상한 것보다 다소 낮아져 성장률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 반면 수출은 생각한 것보다 높아졌다”며 “어느 정도 소비가 더 떨어질지나 수출이 계속될지는 성장률 자체에도 중요하지만, 올해 내수 부분과 수출 부분이 양극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시사하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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