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6강 한일전→8강 이란전…일본 조 1위 불발, '가시밭길' 열렸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축구 통계업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산출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전망에서 일본이 D조(인도네시아·이라크·베트남)를 1위로 통과할 확률은 무려 72.9%에 달했다.
그런데 27.1% 확률이 일어났다. 일본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이날 경기 패배로 D조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3-1 승리를 거둔 이라크가 일본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쌓아 D조 1위로 올라섰다.
조별리그 한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토너먼트 순위가 완전히 가려진 것은 아니다. 일본이 마지막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잡고 이라크가 베트남에 진다면 승점이 6점으로 같아진다.
문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순위 산정 방식은 승점이 같았을 때 득실 차보다 승자승을 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가 일본을 이겼기 때문에 승점이 같아도 일본은 이라크를 넘지 못한다.
다른 팀 결과도 일본이 조 1위가 될 수 있는 경우의 수엔 상관이 없다. 일본과 같은 D조에 속해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나란히 조별리그에서 1패를 안고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라크에 1-3, 베트남은 일본에 2-4로 졌다. 일본과 같은 날 펼쳐진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1-0으로 꺾으며 일본과 같은 승점 3점이 됐다. 다만 두 팀은 승자승을 따질 수 없기 때문에 득실 차에서 일본이 +1로 -1인 인도네시아에 앞선 2위다.
최종전에서 일본이 거둘 수 있는 최대 승점은 6점. 그러나 현재 이라크가 승점 6점이다. 일본은 승자승 원칙에 따라 이라크를 넘을 수 없다.
이번 대회 조추첨에서 한국과 일본은 각각 E조와 D조에 편성됐다. 토너먼트에서 D조 1위는 E조 2위와, D조 2위는 E조 1위와 대결한다.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는 대진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카타르를 비롯한 참가국 매체들 대부분이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은 나란히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일본은 베트남을 4-2로, 한국은 바레인을 3-1로 가볍게 눌르며 결승을 향한 시나리오를 끊었다.
일본 핵심 미드필더 쿠보 다케후사는 대회 전 '절친' 이강인에 대해 언급하며 "서로 만나자고 이야기는 했지만, 일본과 한국 모두 휴식일이 없다"며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이 E조 2위로 밀려나면서 이번 대회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결승 상대로 거론됐던 한국과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잡고 승점 3점을 확보했다. 공교롭게도 요르단은 한국과 같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4-0으로 꺾고 E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이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긴다면 승자승으로 D조 1위를 확정한다. 일본이 인도네시아에 지고 조 3위로 16강에 오르지 않는 이상 D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16강전에서 맞대결하는 것이다.
원래 한국의 16강 상대는 이라크가 유력했다. FIFA 랭킹 63위인 이라크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팀이기 때문에 한국은 16강까지는 다소 수월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이라크전 패배가 이와 같은 전망을 꼬아놓았다. 한국이 E조 1위로 16강에 오르고, 16강까지 통과한다면 8강 상대는 C조 1위 팀과 A/B/F조 3위 팀 중 16강에 오른 팀의 승리 팀이다. 공교롭게도 C조에선 또 다른 우승 후보 이란이 조별리그 2차전에서 홍콩을 1-0으로 꺾고 승점 6점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었으며 다음 경기에서 비기기만 하더라도 승점 4점인 아랍에미레이트를 승자승으로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다시 말해 한국의 잠재적인 8강 상대로 이란이 유력하다는 뜻이다.
잠재적인 4강 상대도 만만치 않다. 먼저 개최국 카타르가 A조 1위를 확정짓고 16강에 진출했으며 C/D/E조 3위 팀 중 한 팀을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카타르가 8강에 오른다면 B조 2위와 F조 2위의 경기에서 이긴 팀이 상대가 된다. B조에선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이, F조에선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1위를 다투고 있다. 카타르는 개최국 이점을 등에 업고 있으며 호주와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다.
일본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국제 무대에서 가장 승승장구했던 팀이다. 대회 이후 첫 A매치 두 경기에선 우루과이와 1-1로 비기고 콜롬비아에 1-2로 졌는데, 이후 11경기를 내리 승리로 장식했다. 11연승엔 독일전 4-1 승리, 튀르키예전 4-2 승리, 캐나다전 4-1 승리 등 강팀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난 14일 베트남을 4-2로 꺾고 11연승을 완성했다. 튀르키예전이 끝나고 튀르키예 감독 스테판 쿤츠는 "우린 일본과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며 "일본을 우리보다 축구를 잘했다. 그리고 일본의 체력 수준은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경기력도 압도적이었다. 11연승하는 동안 46골을 넣으면서 단 8점만 내줬다. FIFA 랭킹은 17위까지 올라갔다.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이유다.
대회 전 축구 통계업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산출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확률에서 일본은 24.6%로 가장 높은 확률을 받았다. 한국은 14.3%로 2위. 일본보다 10% 넘게 확률이 떨어진다. 이란이 11.2%로 3위, 호주가 10.7%로 4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가 10.6%로 뒤를 잇는다. 옵타는 "우리 예측 모델에 따르면 일본이 토너먼트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며 "엔도 와타루가 주장을 맡은 일본은 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이 포함된 조에서 1위에 오르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뒤 이번 대회에 나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아시안컵에서 9차례 출전 중 5회 결승 진출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다"며 "FIFA 랭킹 17위로 AFC에서 가장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고 조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패배로 우승 후보라는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게다가 이라크전 패배는 일본 축구 역사상 42년 만이다.
또 일본 축구 역사에 비극으로 남아 있는 '도하의 비극'이 재현되기도 했다. 일본은 1993년 10월 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치른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이라크와 만났는데,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2-2로 비기고 월드컵 출전을 놓쳤다. 일본이 놓친 이 출전권은 한국에 향했다. 공교롭게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당시 일본 대표팀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며 모리야스 감독이 막지 못한 크로스가 동점골로 연결됐다. 이 경기는 '도하의 비극'이라며 일본 축구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라크전이 끝나고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여러가지 반성을 해야 한다. 선수들은 이라크전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결과에만 좌우되지 않고 성과와 과제를 제대로 해 다음 경기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 "우리에 대해 어느 팀이라도 동기부여를 높게 갖고 부딪히는 느낌"이라며 아시안컵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교체 출전해 45분을 소화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한 토미야스 다케히로는 "2점 차로 쫓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가지려 했다"며 "최소 무승부까지 가고 싶었다. 그런 기회도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분한 결과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우선 이겨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엉망을 만들지 않고 각각 의견을 내서 토론하고, 마지막으로는 이 패배가 있어서 좋았다고 말하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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