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클린스만 K-log] 잃어버린 한국의 퍼즐 조각, 최대한 비슷한 모양을 유지하라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Same Level.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이 새긴 목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 E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5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 3-1로 승리해 조 2위, 요르단은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를 4-0으로 마쳐 조 1위에 랭크됐다.

요르단전은 E조 선두를 결정할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이다. 당장 골 득실에선 요르단이 앞서 있지만, 한국이 요르단을 꺾으면 자연스럽게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분수령이 될 경기다.

한국은 완벽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26개의 퍼즐 조각을 준비했다. 그런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개의 조각을 잃어버렸다. 구겨진 조각들은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준비 기간 내내 '같은 레벨'을 강조했다. 어떤 선수가 투입되든 비슷한 경기 수준과 내용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선수단 전체가 비슷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 강도를 조절하며 경기를 준비해왔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의 부상 이탈과 김진수・황희찬의 부상은 클린스만호에 기존과 최대한 비슷한 퍼즐 조각을 찾아야 하는 미션을 안겼다.

김승규의 공백은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했고, 2023시즌 K리그 챔피언 울산 HD 골키퍼 조현우가 해결 가능하다. 이미 온전한 하나의 퍼즐로 기능해온 만큼, 적응에는 큰 무리가 없을 거로 기대된다.

김진수의 부상 공백은 이기제가 해결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잘 해내고 있지만, 이기제가 김진수에 100% 상응하는 옵션인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첫 경기 경고 한 장을 적립했기 때문에, 한국이 향후 결승전까지 바라본다면 도중에 일어날 변수에 미리 대처할 필요성은 존재한다. 바레인전처럼 설영우 시프트를 활용하거나, 아직까지 활용하지 않은 이순민 옵션도 고려해볼 만하다.

황희찬의 빈자리는 비교적 잘 채워지는 모습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선에 네 명의 선수를 두는 4-1-4-1 포메이션 대신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황희찬, 황인범, 이강인, 손흥민 네 선수가 주로 뛰었는데, 지금은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최전방을 지원하는 식이다. 황희찬이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한다면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이번 시즌 소속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선보인 마무리 능력을 보태 공격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Next Level'로 가기 위해선, 클린스만 감독이 강조한 'Same Level'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선수가 등장하든 비슷한 모습을 갖춘 클린스만호가 되어야 한다. 바레인전에서도, 다가올 말레이시아전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