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통에 넣고 몇 번 누르면 신기하게 올라오네…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그거사전 - 11] 슉슉 누르면 빨아올리는 등유펌프 ‘그거’
자바라는 ‘뱀의 배 부분’을 뜻하는 일본어 じゃばら(蛇腹)에서 온 말이다. 뱀의 배처럼 주름진 형태의 물건을 총칭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주름관’이란 우리말을 제시했지만, 아직은 자바라를 대체하지 못했다. 자바라 펌프는 이름은 간장 츄루츄루를 구성하는 흡입·배출관과 펌프가 아코디언처럼 주름진 형태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942년 중학생 시절 큰 병에 있는 간장을 옮겨 담기 위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고안한 수동 펌프(그때 만든 이름이 ‘간장 츄루츄루’)를 5년 뒤 ‘사이펀’(サイフォン·사이펀 원리의 그 사이)이란 이름으로 실용신안에 출원, 등록했다.
이 밖에도 그는 자신이 발명한 스프링 신발(플라잉 슈즈)을 신고 선거 유세를 다닌다든지(낙선), 강력한 전파 신호로 유권자의 두뇌에 영향을 끼쳐 투표장에 들어서면 저절로 ‘닥터 나카마츠’를 쓰게 만드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든지(물론 낙선), 80대의 나이에도 도지사의 격무를 견딜 수 있도록 근육 훈련을 통해 50t(㎏ 아님)을 들어올 수 있다든지(역시나 낙선), “북한의 미사일을 유턴시킬 수 있다”며 독자 개발한 미사일 방어체계 ‘닥터 나카마츠 디펜스’(DND)를 공개하는 등(물론 입증불가) 기행으로 유명해졌다. 그야말로 ‘일본의 허경영’인 셈.
닥터 나카마츠는 예상을 깨고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 중이다(!?). 2018년 도쿄에서 열린 ‘이그노벨상 세계전’ 전시회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 그는 식이요법과 혈액 연구를 통해 전립선암을 극복했다고 발표했다. 이때 “수명은 길게, 연설은 짧게”라는 명대사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 시한부 선고 마저 ‘허언의 큰 그림’일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대단하다.
그는 2023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명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명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발명을 하면 결과적으로 돈도 따라 오는 법입니다.”
추운 부엌에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간장 츄루츄루를 발명했던 소년, 사랑의 마음이 발명의 원동력이라는 닥터 나카마츠의 진심은 지금도 유효하다. 어라, 이 남자 멋있을지도?
- 다음 편 예고 : 마트 계산대에서 앞사람하고 구분하는 막대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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