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신화' 조현우냐, '차세대 주전' 송범근이냐...클린스만의 선택은?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조현우와 송범근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FIFA 랭킹 87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을 치른다. 현재 E조 1위는 말레이시아를 4-0으로 완파한 요르단이다. 대한민국은 바레인을 3-1로 꺾은 가운데 조 2위에 올라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가 발생했다.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소식이었다. 십자인대 파열은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해 김승규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최소 8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승규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승규가 부상으로 인해 중도 하차한 부분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동시에 "부상도 축구의 일부니까 또 받아들여야 되는 상황이다. 중요한 거는 대회를 치르는 동안 김승규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부상도 있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지만 앞을 봐야 한다는 말을 던졌다"며 다른 선수들이 김승규의 몫까지 해주길 기대했다.
김승규의 부재 속에 클린스만 감독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선택지는 조현우와 송범근이다. 현재로서는 조현우가 김승규 대신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조현우는 김승규와 함께 대한민국 현역 최고의 골키퍼로 꼽힌다. 2017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7년 연속 K리그1 최고의 골키퍼 자리에 오른 선수다.
조현우의 최대 장점은 선방 능력이다. 선방 능력에 있어서는 김승규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대한민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보여준 조현우의 능력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조현우는 당장 주전 골키퍼로 올라서도 손색이 없는 선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조현우를 택했을 때는 한 가지 리스크가 따라온다. 현대축구에서는 골키퍼도 필드 플레이어처럼 공을 잘 다루고, 패스 능력이 좋아야 한다. 조현우는 발밑 능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김승규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유기도 하다. 울산 현대로 이적한 뒤에 패스 능력이 나아졌지만 상대의 압박이 강할 경우에는 안정감과 킥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한국은 일본, 이란, 호주 정도를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는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져간다. 골키퍼가 공을 만지는 횟수 자체가 늘어난다.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경기에선 골키퍼의 선방 능력만큼이나 밭밑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조현우가 좋은 골키퍼가 아닐 수도 있다.
대한민국 차세대 골키퍼 송범근은 발밑 능력에 있어서는 조현우보다 우수하다. 선방 실력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K리그 최고의 팀인 전북 현대에서 21살 때부터 주전으로 뛸 정도로 어릴 때부터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송범근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는 국제대회 경험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쳤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도 오랫동안 발탁이 되고 있지만 A매치 경험은 단 1번밖에 없다. 또한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는 가진 실력만큼 보여주지 못한다는 인식도 남아있다. 아시안컵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에게는 월드컵 다음으로 중요한 메이저 대회다. 큰 대회에서 오는 압박감을 직접 체험해보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다.
두 선수의 단점도 이야기했지만 조현우와 송범근 모두 출중한 골키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선택과 책임은 클린스만 감독의 몫이다. 골키퍼 포지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옆나라 일본이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신예 골키퍼를 과감하게 기용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자국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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