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삼합회 두목?…범생 아들과 카리스마 엄마는 어떤 삶을 택할까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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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삼합회끼리 싸우도록 유도하는 제3의 집단이 있다고 간주한다.
브루스는 최근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티븐 연의 삶에서 착안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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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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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의사다. 대학은 일단 들어왔다. 착실히 공부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심장이 뜨거워지는 일을 만났다. 즉흥 연기다. 홀로 자신을 키운 어머니는 결사반대다. 등록금으로 몰래 연기 학원을 다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20대 초반 대만계 청년 브루스(샘송 리)는 진로 고민이 많다. 그런 그에게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 일이 생긴다.
①인간병기 형과의 조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대만에 있다. 폭력조직 삼합회 두목이다. 오랫동안 헤어져 생사를 알 수 없던 형 찰스(저스틴 치엔)가 브루스를 찾아온다. 아버지가 피습을 당했고, 미국에 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왔다고 말한다.
혼란스러운 일은 이어진다. 평범한 중년 여성으로 알던 어머니 엘린(량쯔충)의 언행이 예전과 다르다. 집안의 시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처리‘한다. 찰스의 등장에 대해서도 크게 놀라지 않는다. 브루스는 왜 어머니와 단 둘이 대만을 떠나 미국에 살게 된 걸까. 순하고 소심한 브루스와 달리 형 찰스는 어떻게, 왜 인간병기로 거듭난 걸까.
삼합회 두목들의 신원은 베일에 싸여있다. 브루스가 아버지의 정체를 몰랐던 건 어쩌면 당연하다. 무슨 일인지 두목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진다. 브루스 가족의 비밀에 알 수 없는 집단의 음습한 계획이 더해지며 드라마는 흥미와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②코믹과 액션의 결합
화면의 많은 부분이 액션으로 채워진다. 찰스의 화려한 몸동작은 무협영화를 연상시킨다. 찰스는 아버지를 보필하며 조직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다. 찰스와 달리 유약한 브루스는 형 등 뒤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루스의 말과 행동이 잔잔한 웃음을 부른다. 액션과 웃음이 결합됐다고 하나 눈을 질끈 감게 할 잔혹한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찰스는 라이벌 삼합회가 아버지를 공격했고, 어머니와 동생의 목숨까지 노린다고 생각한다. 엘린은 다르게 본다. 삼합회끼리 싸우도록 유도하는 제3의 집단이 있다고 간주한다. 대만 범죄조직의 움직임을 수상하게 여긴 여성 검사 알렉시스(하이디 콴)가 수사에 나서면서 브루스 가족에 위협이 더해진다.
③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
드라마는 범죄조직의 다툼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찰스는 가족을 지키는 게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즉흥 연기자든 의사든 ‘가업’과 무관한 길을 가려는 브루스에 불만이 많다. 찰스는 전통적 가부장제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반면 엘린은 다르다. 비록 브루스가 의사가 되길 원하나 가업을 이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선을 여러 번 넘으면서 찰스와 브루스와 엘린은 가족애를 확인하고, 이전과 다른 길을 가려 한다. 그들 앞을 가로막는 ‘가부장’은 없다.
뷰+포인트
중국계 미국인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나 한국 관련 소재나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여자 검사 알렉시스는 불닭볶음면으로 종종 끼니를 때운다. 한인 범죄조직과 찜질방이 나오기도 한다. 재미동포 배우 존 조(그는 성공한 아시아계의 표본으로 묘사된다)의 별장이 주요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브루스는 최근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티븐 연의 삶에서 착안한 듯하다. 스티븐 연은 의사가 되길 바랐던 부모의 생각과 달리 즉흥연기에 입문한 후 할리우드 스타로 성장했다. 량쯔충은 몸이 아닌 두뇌로 상황을 주도하는 역할을 차분하고 강인한 특유의 이미지로 묘사해낸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3%, 관객 9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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