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백기' 들었는데…"접었다 펴도 주름 없어" LGD 독주 다진다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의 LG전자 매장에 전시된 LG 그램 신제품. 가볍고 주름이 없는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가 적용됐다. / 영상 = 오진영 기자

"접었다 폈는데도 주름이 거의 없죠? 심지어 가볍기까지 해 초등학생도 한 손으로 들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백화점의 LG전자 매장. 한국 최초의 폴더블(접히는) 노트북 'LG 그램 폴드'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말 새로 출시된 이 노트북은 LG디스플레이의 17인치 폴더블 OLED가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으로 차세대 OLED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노트북용 폴더블 OLED 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은 사실상 LG디스플레이 하나다. 중국 등 일부 업체가 폴더블 OLED를 노트북에 적용했으나, 수율이나 기술경쟁력이 떨어져 포기했다. BOE나 CSOT 등 중국 1~2위 패널업체도 폴더블 OLED 풀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다. OLED의 화질과 밝기를 유지하면서도 접히는 패널 기술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이 패널을 양산 중이다.

직접 본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는 한눈에 봐도 다른 기업보다 한 단계 앞서 있다는 인상을 줬다. 이 패널이 적용된 LG 그램은 접으면 12인치 화면이 나타나지만, 펼치면 17인치 화면이 돼 쾌적하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특수 소재를 적용해 주름 현상을 최소화했다"며 "화상 회의와 문서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등 디바이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17인치 폴더블 노트북 OLED 패널. / 사진 = LG디스플레이 제공

업계는 미래 OLED 시장의 주류가 폴더블 OLED나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로 바뀌면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재확인할 기회라고 판단한다. 리지드(딱딱한) OLED의 한계에 부딪힌 패널 제조사들이 형태가 바뀌는 패널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기술력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화질·주사율 등 스펙(성능)에만 신경을 썼던 리지드 OLED 대신, 폴더블·플렉시블 OLED는 내구도와 곡률(휘어진 정도) 등 한 수 위의 기술이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OLED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유기발광 소재의 효율을 개선한 탠덤 OLED나 특수 폴딩 구조 패널 등 여러 제품을 갖춰 놓고 출격할 채비를 마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 OLED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탠덤 OLED가 사용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같은 기간 44%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OLED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폴더블이나 플렉시블 패널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빛 번짐이나 주름, 휘어짐 등 문제를 개선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