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4세 1차지명 좌완만 터지면 참 좋겠는데…‘진짜’ 좌완왕국으로 가는 길, 호주에서 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기훈(24, KIA 타이거즈)은 2024시즌에 잠재력을 터트릴 수 있을까.
KIA는 근래 신인투수들을 잘 뽑았고, 또 잘 육성했다. 그러나 아픈 손가락은 있다. 2019년 1차 지명 좌완 김기훈(24)이다. 동성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뒤 ‘원조’ 양현종 후계자로 불렸다. 그러나 아직까지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2020시즌을 마치고 상무에서 군 복무를 소화했다. 2022시즌 막판 돌아와 5경기서 평균자책점 1.04로 짠물 투구, 2023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2023시즌 29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4.60으로 또 안타까운 1년을 보냈다.
좋은 스피드와 구위를 지닌 좌완이다. 괜히 포스트 양현종으로 불린 게 아니었다. 완성형 선발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는, 지금까지는 증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2022시즌 좋았던 투구 밸런스와 리듬을 2023시즌에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도 KIA는 김기훈을 끈기 있게 육성한다. 이번 겨울에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해 야구 스펙트럼을 넓히게 했다. 후발대로 들어가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성적은 5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75.
호주리그가 수준이 꽤 높다. 19일(이하 한국시각) 멜버른 에이시스전서는 0-2로 뒤진 8회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심진 1볼넷으로 괜찮았다. 8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그렉 버드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지미 캐리건을 삼진 처리했으나 제러드 데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 상황. 크리스 벌크를 중견수 뜬공, 미첼 에드워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으나 1이닝을 정리하며 구원투수로서의 가치를 보여줬다. 이제 호주 리그도 남은 경기가 별로 없다. 캔버라도 멜버른과의 이번 원정 4연전이 정규시즌 마지막 일정이다. 김기훈으로선 1~2경기 더 나가서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의미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 143.9km였다. 선발을 해도 140km대 후반을 꾸준히 구사한다. 2023시즌에는 포심과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높였으나 재미를 못 봤다. 패스트볼 피안타율 0.220, 슬라이더 피안타율 0.286. 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는데 패스트볼 제구가 흔들렸던 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구위라는 강점을 살리면서 투구밸런스 이슈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군에서 좀 더 중요한 상황에 중용되려면 스스로 캔버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기량 향상을 증명하는 방법 밖에 없다. 개막과 함께 시작하는 ABS, 후반기 도입 가능성이 큰 피치클락과 견제구 제한 모두 적응해야 하는 공통의 과제다.
현재 KIA 선발진에는 자리가 없다. 올 시즌 토종 3~5선발은 이변이 없는 한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다. 불펜도 기존 임기영 최지민 전상현 장현식 이준영 김대유 등 제 몫을 해주는 멤버가 적지 않다. 1군에 자리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KIA는 여전히 기대감이 크다. 김기훈이 1군에서 자리를 잡아야 KIA 좌완왕국이 진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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