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SON과 경기 중 언쟁+역대급 불협화음' 페리시치, 토트넘 떠나 17년 만에 친정팀 복귀... 십자인대 파열→크로아티아서 새 시작

박재호 기자 2024. 1. 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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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하이두크에 입단한 이반 페리시치가 4번 유니폼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하이두크 공식 홈페이지.
손흥민(32)과 지독히도 호흡이 안 좋았던 이반 페리시치(34)가 자신이 축구를 처음 시작한 곳으로 돌아갔다.

하이두크는 19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페리시치 임대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페리시치와 올 시즌까지 함께 한다. 계약 기간은 6월 말까지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페리시치는 자신이 처음 축구를 시작했던 하이두크에 17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페리시치는 12살인 2000년 하이두크에 입단한 뒤 2006년까지 유스 생활을 했다. 이후 소쇼몽벨리아르로 이적해 프로 데뷔했다.

앞서 유럽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가 페리시치의 하이두크 복귀 소식을 먼저 알린 바 있다. 그는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페리시치의 복귀 절차가 잘 진행되고 있다. 이제 이적 마무리 단계"라며 "페리시치는 하이두크에서 역사를 만들기 위해 복귀를 원하고 토트넘도 올 시즌 말까지 임대 이적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이적이 확실할 때만 알리는 자신 특유의 구호 ''HERE WE GO(히어 위 고)'도 외쳤다.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위)와 해리 케인(아래). /AFPBBNews=뉴스1
올 시즌 페리시치는 토트넘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토트넘 최고참이자 손흥민보다 유일하게 나이가 많은 페리시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부터 5라운드 세필드전까지 리그 5경기 연속 출전했지만 훈련 도중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토트넘은 지난해 9월 공식 채널을 통해 페리시치의 전방 십자인대 파열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페리시치가 오른쪽 무릎에 큰 이상이 생겼다.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며 "토트넘 의료진과 재활에 들어간다. 남은 시즌은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최소 반년 이상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산술적인 복귀는 내년 3월쯤 가능하지만,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즌아웃이었다.

페리시치와 토트넘의 계약은 올 시즌까지다. 재계약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당시 큰 부상을 당해 토트넘과 영원히 작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1989년생으로 선수 황혼기인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페리시치의 은퇴 가능성도 나왔다. 하지만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던 페리시치는 은퇴가 아닌 크로아티아에서 새 도전을 알렸다.

이반 페리시치와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결국 페리시치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마지막 경기는 지난 9월 5라운드 셰필드전이었다. 고별전이 된 셰필드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히샬리송의 동점골을 돕기도 했다.

당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토트넘 동료들은 페리시치를 진심으로 위로하며 재기를 응원했다. 페리시치와 반대편 측면에서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던 페드로 포로는 SNS를 통해 "형제여, 잘 회복하길. 우리는 너를 위해 뛰겠다"고 응원했다. 전 소속팀 인터밀란도 공식 채널을 "페리시치에게 행운이 깃들긴 빈다"고 전했다.

페리시치는 지난해 7월 인터밀란을 떠나 당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던 토트넘에 입단했다. 노장임에도 왼쪽 풀백과 측면 공격수를 오가며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리그 34경기 포함 공식전 44경기에 나서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다. 올 시즌에는 우디네세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데스티니 우도지에게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교체로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이반 페리시치(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오른족). /AFPBBNews=뉴스1
30대 중반이지만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9월 A매치에 차출돼 유로 2024 예선 라트비아, 아르메니아와 2연전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특히 라트비아전에서는 도움 2개를 올리며 5-0 대승을 이끌며 아직 크로아티아의 중원 핵심임을 증명했다. 페리시치는 유로 2024 출전을 목표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크로아티아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 '무적함대' 스페인, '복병' 알바니아와 함께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콘테 전임 감독 체제에서 페리시치는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인터밀란 시절 페리시치를 지도했던 콘테 감독은 그를 공격적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환해 좋은 결과를 거뒀다. 실제 콘테 감독은 페리시치를 높은 위치의 윙백에 두거나 상황에 따라 윙어로 기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수들과 불협화음을 낼 때도 있었다. 특히 손흥민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둘이 왼쪽 측면 라인에서 함께 뛸 때면 손흥민의 공격 시도가 눈에 띄게 주는 문제점이 있었다. 페리시치가 문전으로 침투하면 손흥민이 측면으로 빠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슈팅 기회도 비교적 적게 발생했다. 손흥민이 시즌 막바지 골을 몰아치며 리그 두 자릿수(10골)을 채우기는 했지만 페리시치의 호흡 문제가 시즌 내내 제기될 정도였다. 한 번은 손흥민이 경기 도중 패스 타이밍이 늦었던 페리시치를 향해 소리치며 불만을 내비칠 정도였다.

올 시즌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임대 복귀한 우도기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페리시치는 선발이 아닌 교체 자원으로 나서며 부상 당하기 전까지 공식전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우도기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개막 후 10경기 무패(8승2무) 행진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페리시치와 동선이 겹칠 일이 없던 손흥민은 스트라이커와 측면 공격수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우도기와 왼쪽 측면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다. 우도기는 지난해 12월 뉴캐슬전에서는 손흥민의 크로스를 받아 토트넘 데뷔골을 넣기도 했다.

이반 페리시치(가운데).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페리시치의 친정팀 복귀는 이미 예견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하이두크에서 17세 유망주인 루바 부스코빅의 영입을 마무리했다. 영국 복수 매체에 따르면 부스코빅의 계약 조항에는 페리시치의 친정팀 복귀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백인 부스코빅은 크로아티아 최고 유망주로 꼽힌다. 193cm의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과 수비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토트넘은 부스코빅이 17세에 불과하지만 1200만 파운드(약 20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과감하게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부스코빅은 현 세대의 유망주 중 가장 재능이 큰 선수로 통한다. 크로아티아 축구의 미래다"고 전했다.

다만 부스코빅은 2년 뒤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다. '풋볼 런던'은 "부스코빅이 토트넘은 2030년까지 계약이다"라며 "국제축구연맹(FIFA)규정 때문에 부스코빅이 만 18세가 되는 2025년에 토트넘에서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코빅은 지난해 2월 하이두크 1군 선수단에 이름을 올리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 리그 8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11경기에 출전했다. NK오시예크와 리그컵 8강전에서 득점을 올렸고 하이두크의 컵대회 우승을 도왔다.

빅클럽들이 예의주시하기 시작했지만 선택은 토트넘이었다. '더부트룸'에 따르면 토트넘 외에도 EPL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와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이 부스코빅에 관심을 보였다. 부스코빅은 자신을 가장 절실히 원한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실제 부스코빅은 하이두크를 떠나며 "토트넘 같이 큰 구단이 나를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욕심을 냈다고 들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런 팀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 발전을 위해 힘써준 감독, 코치들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관계자들, 구단 직원께 감사하다. 이적을 허락해준 구단에게도 고맙다"라며 "지난 몇 달간 빅클럽들의 관심을 알고 있었다. 훈련에 몰두하며 새 도전을 준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반 페리시치(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왼쪽).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왼쪽). /AFPBBNews=뉴스1
한편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은 전력 외 자원을 내보내고 공수에 걸쳐 원만한 보강을 이루고 있다. 티모 베르너를 라이프치히에서 임대 영입했고 센터백 라드 드라구신을 데려왔다. 페리시치를 비롯해 에릭 다이어와 세리히오 레길론도 내보냈다.

토트넘은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티모 베르너(27) 영입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독일 국가대표팀 선수이기도 한 베르너는 2023~2024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토트넘에서 뛴다. 여름에 영구 이적이 가능한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등번호 16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득이 컸다. 베르너는 입단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와야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을 바로 줬다. 토트넘이 경기하는 방식은 내게 완벽하게 들어맞는다"라며 "토트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싶다.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날 때, 많이 그리울 것이라 예상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기 때문이다. 지난 클럽에서도 나는 항상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도 달성했다. 토트넘에서도 트로피를 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도 공개됐다. 토트넘 공식 채널에 따르면 베르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다른 두 유니폼을 입고 득점한 바 있다. 라이프치히에서 임대 이적을 온 베르너는 이제 흰 유니폼 속에서 골을 터트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베르너는 "우선 토트넘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빅클럽에 합류했다. 이미 토트넘과 몇 경기를 치러봤다"라며 "첼시나 라이프치히 상관 없이 토트넘과 경기하면 항상 빅매치가 이뤄졌다. 토트넘의 일원이 되어 정말로 기쁘고 기대된다"라고 구단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감독님과 대화에서 많은 것들이 저를 이끌었다. 정말 좋은 이야기였다. 이 클럽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 감독님과 얘기하며 들은 전술과 스타일, 경기 운영 방식도 제게 와닿았다. 완벽히 들어맞는다 생각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특별하다. 팀에 좋은 선수도 많다. 이 모든 점이 모두 흥미로웠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EPL 도전에 가슴이 뛰는 듯했다. 베르너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를 희망한다. EPL을 조금만 본 사람들도 제가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고 있다. 경기장에서 상대 위협이 되는 것도 잘 안다. 관중들을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내게 만족하기를 바란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첼시 시절이 끝난 뒤 분데스리가 복귀 후 생활도 언급했다. 베르너는 "1년 반 전 영국을 떠난 뒤 EPL을 봤다. 토트넘은 항상 제가 보는 클럽이었다"라며 "전 구단에서 우승을 열망했다. 기어이 UCL 타이틀도 따냈다. 토트넘에 왔다고 해서 너무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뒤인 11일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도 공식 발표했다. "드라구신이 제노아에서 토트넘으로 도착했다. 그를 영입해 무척 기쁘다"며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고 등번호는 6번이다"라고 전했다.

드라구신이 토트넘 홈 유니폼을 입고 볼 트래핑하는 입단 기념 영상도 공개했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토트넘에 합류하게 돼 아주 기쁘고 흥분된다. 제게 큰 도전이고 제 마음에서 이것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느꼈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과 잘 통한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은 제가 진심으로 토트넘으로 오기를 바랐다. 제 플레이를 좋아했고 저도 토트넘에 잘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수비라인을 올리는 것을 좋아하고 수비 뒷공간을 많이 두는 것도 좋아한다"며 "토트넘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 토트넘 같은 곳에서 뛰는 것이 제 꿈이었다. 100% 발휘하겠다. EPL같이 높은 수준에서 축구를 하고 싶었다. 제 꿈 중 하나를 이뤘다"고 전했다. 유벤투스에서 함께 뛴 바 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얀 클루셉스키와 만남도 기대했다. 그는 "우리는 3년 전 유벤투스에서 함께 뛰었다.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반 페리시치(가장 오른족).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왼쪽). /AFPBBNews=뉴스1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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