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5만원대…검정옷처럼 무난한 조니워커 블랙라벨 [ESC]

한겨레 2024. 1. 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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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전문가는 아니지만 위스키에 관한 책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덕에 가끔 모임도 하고 강연도 하게 된다.

로컬이 아닌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 브랜드는 조니워커다.

조니워커 블랙라벨은 12년 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조니워커의 다른 위스키를 하나 꼽자면 그린라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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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이야기
증류소 30곳 섞어 12년 숙성
바닐라·꽃·꿀 등 다양한 풍미
15년 숙성 그린라벨도 추천

위스키 전문가는 아니지만 위스키에 관한 책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덕에 가끔 모임도 하고 강연도 하게 된다. 그런 자리에서 위스키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듣는다. 한 마디 더 붙기도 한다. “가장 무난한 걸로요.”

위스키의 풍미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조금 가까이 들여다보면, 나라·지역별로 숙성기간, 사용한 오크통의 종류, 사용한 증류기 방법, 사용하는 곡물의 종류와 제조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 다종다양한 위스키 중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무난한 것 아닐까.

2022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위스키는 인도의 블렌디드 위스키 맥도웰이다. 2·3위도 인도산 위스키다. 14억 인구 대국의 위력이다. 아마 우리나라의 참이슬처럼 인도에서는 위스키가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컬이 아닌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 브랜드는 조니워커다. 조니워커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프리미엄 주류 기업인 디아지오가 소유하고 있는 상위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다. 조니워커의 창업자인 존 워커는 1820년 스코틀랜드에서 잡화점을 열어, 여러 증류소의 위스키를 섞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존의 아들 알렉산더와 손자들을 거치며 사각병에 레드·블랙·그린·블루 등 컬러 라벨,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든 채 걷는 모습의 스트라이딩맨 등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조니워커 브랜드 중에서 가장 무난한 제품은 중간 수준의 블랙라벨이다. 조니워커 블랙라벨은 12년 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보통 여러 증류소의 몰트(맥아)위스키와 곡물(그레인)위스키를 섞어서 만드는 가장 친숙한 형태다. 블랙라벨은 디아지오 소유 30여곳의 증류소 위스키를 섞어 생산된다. 증류소 한 곳에서 만드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커지고 있지만 블렌디드 위스키는 최근까지도 80~90%의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그만큼 조니워커는 일반적인 위스키다.

조니워커 블랙라벨은 검정색 옷처럼 무난하다. 숙성기간도 풍미도 가격도 접근성도 적당하다. 12년 숙성기간은 모자람이 없고 위스키의 대표적 풍미인 바닐라, 꽃, 꿀, 그리고 약한 피트(석탄이 되기 전 토양에서 나는 냄새)를 느낄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5만원대인 가격 또한 적당하다. 최근 20년 동안 가격 변동이 거의 없고, 다른 위스키처럼 외국과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니트로 그냥 마시기 좋고, 얼음을 넣거나 하이볼로 마셔도 좋다. 블랙라벨은 1909년 이후 12년 숙성기간을 유지하고 있다.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풍미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조니워커의 다른 위스키를 하나 꼽자면 그린라벨이다. 7만~8만원대의 그린라벨은 디아지오 소유의 스코틀랜드 증류소 4곳(탈리스커·쿨일라·크라겐모어·링크우드)의 15년 이상 숙성된 싱글몰트를 혼합해서 만든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다. 그린라벨은 증류소 30여곳의 위스키를 섞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맛을 보유한 블랙라벨보다 제한된 증류소에서 비교적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좀더 개성이 강한 싱글몰트의 특징에 가깝다. 호로록 하며 입안에서 굴려 마시면 여러 풍미와 함께 약한 피트의 알싸함이 느껴진다. 그린라벨 또한 천천히 즐기기 좋은 적절하게 무난한 위스키다.

글·그림 김성욱 위스키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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