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홍기]카카오 쇄신 발표에 쏠리는 눈…증권가 목표주가 잇달아↑
LG화학, SK이노 등 이차전지 관련주 목표가↓
이번주부터 비즈워치 증권부에서 '청기홍기' 코너를 연재합니다. 다수의 증권사에서 한 주간 같은 기업에 대해 목표주가를 올리거나 내린 종목을 되짚어 보는 코너입니다. 주가 상승 종목이 빨간색, 주가 하락 종목이 파란색으로 표시된 데서 고안했습니다. 다양한 기업의 주가 전망을 독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토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주 증권가에서는 총 69개 기업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93개 기업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 가운데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은 카카오, HD현대일렉트릭, JW중외제약, SK하이닉스였다. 3곳 이상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하향한 종목은 LG화학, 엔에이치엔, SK이노베이션, 롯데정밀화학, 현대백화점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최근 경영 쇄신을 발표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대거 올렸다. 이미 지난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올린 곳까지 포함하면 총 11곳에 달한다. 향후 인공지능(AI) 결합으로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점도 카카오 목표가 상향의 배경이다.
반면 이번주 증권사 7곳이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차전지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어닝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울러 대내외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화학 제품 수요도 둔화하면서 단기 국면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카카오 경영 쇄신 성공할까?…11개 증권사서 목표가↑
지난 15일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비즈워치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SK, 교보, 메리츠, 대신증권에서 카카오 목표주가를 올렸다.
최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주가조작 논란, 내부 비리 폭로 등 내홍을 겪었다. 이후 카카오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의장이 1년 9개월 만에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으며 경영에 복귀했다. 김범수 창업주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함께 공동체얼라이언트먼센터(현 CA 협의체)를 맡는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6만5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리면서 "CA 협의체를 개편해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임 대표 취임으로 사업 전략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도 카카오 목표가를 6만2000원에서 7만원으로 높이면서 "톡비즈에 콘텐츠별 인공지능(AI)봇을 도입, 다양한 AI 소프트웨어를 실험하고 적용 수 있는 생태계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이미 지난주부터 목표주가 상향 종목에 카카오를 올렸다.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 현대차증권 등을 포함해 총 7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최소 6만9000원에서 최대 8만원까지 상향 조치한 바 있다.
키움, SK, 신한투자,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는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최대주주는 ㈜HD현대다. 이 회사는 전력공급 단계에 필요한 전기전자기기와 에너지솔루션을 제작·공급한다.
증권가는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 북미·중동 지역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긍정적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올렸다. 그는 "북미 시장에서의 수요초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다른 지역의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비용 요인은 안정화하면서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도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증가에 따른 신규 전력망 구축과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동 지역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지속되며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 다올, 하나,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는 JW중외제약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JW중외제약은 종합영양수액제인 위너프(2022년 매출액의 19.4%)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바로(16.9%)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증권사에서는 JW중외제약의 기존 제품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장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품목으로 A형 혈우병 치료제인 '헴리브라'를 꼽았다. 그는 JW중외제약 목표주가를 4만6098원에서 4만7000원으로 높이면서 "작년 5월부터 항체가 형성된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서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 급여가 확대해 헴리브라의 처방도 늘었다"고 짚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리바로패밀리 등 주력제품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통풍 신약인 에파미뉴라드가 국내외 3상에 진입했다"며, 목표주가를 2만9424원에서 4만8000원으로 올렸다.
이차전지 관련주 목표가 '뚝'…LG화학·SK이노베이션 직격타
이번주 목표주가 하향 종목 가운데 LG화학이 눈에 띈다. 신한투자, 한국투자, 메리츠, 한화투자증권을 포함해 총 7개 증권사에서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LG화학은 지난 2020년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2022년 LG화학의 연결 매출 분포는 △LG에너지솔루션 49.3% △석유화학 사업부문 40.8% △첨단소재 사업부문 6.6% 등이다.
증권가에선 LG화학 목표가 하락의 이유로 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쇼크'를 꼽았다. 이차전지 수요 둔화에 따라, 이를 주력제품으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액을 8조14억원, 영업이익을 3382억원(전분기 대비 54% 감소)으로 발표하면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목표가를 60만원에서 52만원으로 내리면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쇼크 반영, 이차전지 핵심 요소인 양극재와 분리막 부문의 매출·수익성 동반 악화, 석유화학 부진 장기화"를 이유로 제시했다.
올해 LG화학의 실적에 대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목표가를 기존 78만원에서 66만원으로 내리면서 "대외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화학 분야와 배터리 수요 둔화, 메탈가 약세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수익성 정상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 BNK, 하나증권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를 낮췄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온 등을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석유 탐사와 개발에서부터 석유화학제품 생산까지 사업을 한다. SK이노베이션 매출액 비중은 석유사업 67%, 화학사업 14%, 윤활유 사업 6%, 베터리 사업 10% 등이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 4분기 실적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추면서 "작년 4분기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이 재고자산평가손실 1000억원을 포함해 3029억 적자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실적변동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도 이차전지를 주요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지만, 이차전지의 주원료인 리튬 가격 하락하면서 최근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주가를 16만7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낮추며 "리튬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현재의 초과공급 상황도 올해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배터리 밸류 체인 전반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 NH, 키움증권에서는 엔에이치엔의 목표주가를 많게는 2만3500원까지 적게는 2만8000원까지 내렸다. 엔에이치엔은 2013년 8월 네이버의 게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 같은 달 코스피에 상장됐다. 엔에이치엔은 게임, 결제·광고, 커머스, 클라우드 기술, 콘텐츠 사업 등을 운영한다.
증권가에서는 게임 분야를 제외한 신규 사업에서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목표가 하락의 이유로 꼽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에이치엔의 목표가를 2만90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내리는 동시 매수의견도 '매수'에서 '유지'로 하향 조치했다. 그는 "이 회사의 기존 사업은 게임 위주였으나 최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IT기반 사업으로의 다각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신규 사업 수익성 부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주 증권사에서는 4개 회사에 대해 투자의견을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과 더존비즈온, IBK투자증권은 이녹스첨단소재, 상상인증권은 코스맥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유지'에서 '매수'로 올렸다.
투자의견이 하향된 회사는 8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우건설과 엔씨소프트, 메리츠증권은 기아, 상상인증권은 씨앤씨인터내셔널, 다올투자증권은 넷마블, 유진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 NH투자증권은 NHN, 하나증권은 LG화학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지'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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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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