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 5인방 앞다퉈 달나라로…선점 경쟁 속 '절반의 성공'
냉전시절 미-소련 양강 구도…우주 가치 노리고 민간 참여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주 경쟁에 뛰어든 5개국이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선 가운데 현재까지 이들 중 약 절반만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1969년 미국이 아폴로 11호를 보내 달 착륙에 처음 성공했지만 이후 달 탐사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시들해졌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국제 사회가 우주의 지정학적 가치와 달에 있는 엄청난 양의 자원에 주목하면서 달 탐사 경쟁에 불이 붙었고, 각국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탐사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간 양강 구도였던 달 탐사는 최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변했다.
그 결과로 현재 각국이 앞다퉈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고 있으나 모두 착륙에 성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현지시간) 달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은 세계에서 미국,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께 달 상공 15㎞에서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적도 부근 표면에 착륙했다"며 "탐사선의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JAXA는 "슬림이 달 표면에 도달한 뒤 지구와 통신은 되지만 태양전지로 발전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전에도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JAXA는 2022년 11월 미국 아르테미스Ⅰ 미션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를 실어 보냈으나,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했다.
이어 일본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달 착륙선도 지난해 4월 착륙을 시도하다가 달 표면에 추락했다.
반면 이달 8일 이륙한 첫 민간 무인 달 착륙선인 미국의 '페레그린'은 달 착륙에 실패했다.
페레그린은 1972년 미국의 유인 달 탐사선이었던 아폴로 17호 이후 51년만의 달 표면 탐사로 큰 관심을 모았다.
미국의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개발했고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오는 2월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의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결국 달 착륙에 성공하지 못하고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연소, 활동을 종료했다.
미국은 현재 민간 기업들을 내세워 달 탐사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페레그린을 포함해 미국 우주기업들은 올해만 5차례 달 착륙을 시도한다.
다음 달에는 미국의 또 다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의 달 착륙선이 우주로 발사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전통적으로 달 탐사 업무를 관리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업계가 미국 착륙선의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NASA는 더 적은 자금을 투입하고, 공급자보다는 고객의 역할을 하기 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NASA는 2020년에는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개시해 2026년 9월에는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초 NASA는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고, 내년에는 이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Ⅲ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이를 1년씩 연기했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달 남극은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 인류의 심(深)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물이 있다면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 조달할 수 있어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유인 탐사의 난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달 남극 착륙 미션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인도는 2019년 찬드라얀 2호를 쏘아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으나 궤도선에서 분리된 착륙선 비크람이 달 남극 부근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교신이 단절됐고 결국 실패로 끝났다.
찬드라얀 3호를 성공적으로 착륙시킨 인도는 2040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러시아 달 탐사선은 인도보다 두 달여 전 달 남극에 착륙하려다 실패했다.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는 달에 착륙하다가 달 표면에 추락했다. 이 탐사선은 당초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와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착륙하지 못하면서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된 러시아의 달 탐사는 실패로 끝났다.
중국은 지난 2013년 달 착륙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2020년에는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샘플을 채취해왔다.
중국은 오는 5월에는 '창어 6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켜 암석과 먼지 샘플 등을 수집하고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2026년까지는 '창어 7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고 2028년에 달 남극에 연구기지를 건설하며 2030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목표다.
달 착륙에 성공하는 확률이 그 시도에 비해 높지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달의 공전 속도와 우주선의 속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궤도 계산에서 조금의 오류라도 발생하면 달의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임무에 실패하게 된다.
아울러 달과 그 안의 각종 자원 이용을 둘러싼 국제적 합의가 미비해 갈등의 소지도 있다.
현재까지 달 등 우주 탐사와 상업활동과 관련해 구속력이 있는 국제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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