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치매 치료제 나올까?…뇌 속 노폐물, 여기로 빠져 나간다!
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죠.
치매는 한 번 걸리면 치료가 어렵고 마땅한 예방법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치매 치료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돼 왔는데요.
우리가 머리를 쓰면 뇌에서는 노폐물이 만들어집니다.
노폐물은 뇌의 수액이라 불리는 뇌척수액을 통해 중추신경계 밖으로 빠져나가는데요.
이때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신경세포를 손상하고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노폐물을 포함한 뇌척수액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배출 경로를 알아냈습니다.
코 뒤쪽에는 공기가 흐를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비인두가 있습니다.
면봉으로 코로나19 검사할 때 닿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비인두 점막 뒤에 수많은 림프관이 서로 정교하게 연결돼 망을 형성하고 있고 이를 비인두 림프관망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뇌척수액이 이곳에 모인 후 목 림프관을 지나 목 림프절로 빠져나가는 걸 밝혀냈습니다.
<고규영 /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장> "뇌 안의 노폐물들이 녹아 있는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경로가 아주 흥미롭게도 목 안쪽에 위치하는 비인두 림프관망과 이 림프관망과 연결된 목 부위 림프관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연구진은 노화로 인해 비인두 림프관망이 심하게 변형되고 배출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확인했는데요.
이와 달리 목 림프관은 노화에 따른 변형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목 림프관의 근육세포에 수축과 이완을 활발하게 하는 약물을 투여해 봤는데요.
뇌척수액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졌습니다.
목 부위는 두개골 즉, 뇌 바깥에 있어서 쉽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도 뇌 청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호경 /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 연구원(이비인후과 전문의)> "현재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의 임상실험들이 제한적인 성공을 거두는 상황에서 국소적 약물 투여 또는 기계적 자극을 통한 목 림프관 조절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성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 표지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뇌 속 노폐물의 새로운 배출 경로를 찾은 만큼, 치매를 비롯한 여러 뇌 질환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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