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빈 “‘사말’=소통에 대한 이야기..결말 이후? 잘 살겠죠”[인터뷰 종합]
[OSEN=김나연 기자] 배우 신현빈이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통해 깨달은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전했다.
신현빈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드라마. 지난 1995년 방영된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를 원작으로 한다.
ENA 월화드라마로 방송된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지난 16일, 차진우와 정모은이 이별 후 다시 재회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신현빈은 엔딩 이후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묻자 “잘 살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둘 다 서로를 너무 생각해서 헤어진 것이지 않나. 본인 생각을 좀 더 했다면 헤어지자는 말도 안 했을 거고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텐데, 자신보다 상대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저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떨어져 있으면서 그 사람이 없는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오히려 두 사람에게 서로의 마음을 더 강하게 느끼게 했지 않았나 싶다. 재회에 대해서도 당연하다 생각했었고, 엔딩 역시 저도 너무 잘 받아들였다. 초반의 두 사람의 상황과 연결되는 재회다 보니 그런 것도 좋았다”며 “드라마 제목이 이중적인 부분도 있는데, 말로 시작한 사이도 아니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말이 아닌 다른 것들로 충분히 느끼는 두 사람이다. (엔딩의) 그 순간 진우도 사랑한단 말을 표현했을 거고 모은이도 느꼈을 거다. 두 사람이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단계로 접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위해 수어부터 기타까지 여러 배움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는 “어려운 지점도 있었고, 그런 게 재밌기도 했다. 수어를 배우는 것도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마음이 계속 공존했다. 비슷해서 배울수록 헷갈릴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재미와 현장에서 사용하는 재미도 있었다. 극중 수어 연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으면 대화가 불가능 하다 보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이렇게까지 사람을 쳐다보고 집중해서 대화하는 일이 없지 않나. 별거 아닌 일을 할 때도 그 사람을 끊임없이 바라봐야 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상대방이 대사가 없다 보니 소리로 티키타카가 없어서 어려웠을 것 같다고 하시는데, 소리가 없는 만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으니 거기서 오는 눈빛이나 감정 전달은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런 게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의 소리가 없는 상황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정우성) 선배가 감정이나 눈빛으로 에너지를 많이 주시려고 했고, 에너지를 받아서 연기를 해 나갈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가 ‘어떤 지점이 어렵고 고민될지 알고, 이 캐릭터가 가진 연기하기 어려운 점도 알고 있다. 어떻게든 다 해 볼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감독님도 항상 많이 믿고 열어주셨다. 그런 사랑과 믿음 속에서 걱정이 덜어졌다”고 호흡을 전했다.
작중 정모은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신현빈은 “사실 그런 부분이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렵다. 까다롭다고 해야하나,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이상한 그런 면들이 있다. 그런데 모은이 애초에 가진 성격이나 환경도 그렇고, 초반부 대사에도 ‘엄마 앞에서도 울어본 적 없다’는 말이 나온다. 늘 자기 혼자 많이 삭혀내는 스타일인데,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더 생각했겠냐. 그렇기 때문에 괴로워지는 상황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시는 분들은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니 안타깝고 속상할 수 있는데, 모은이라 생각하면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싶은 면도 있다. 그 안에서 ‘그럴 수도 있다’, ‘저런 선택을 현실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이해되길 바랐고, 그렇게 연기하려 했다. 시청자들이 때로는 진우한테, 때로는 모은이한테 ‘왜 저랬어’ 하고 미워지는 순간이 있지만, 끝나고 나서 차분한 마음으로 보면 ‘그래서 그랬구나’ 하게 됐다고 하시더라. 그런 게 현실적인 감정이라 생각했다. 드라마 속 인물이면 더 멋진 선택을 하고 통쾌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으니까, ‘사랑한다고 말해줘’ 속 인물들은 좀 더 현실의 사람과 가깝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택한 이유를 묻자 “두 사람이 있는 순간에 혼자 목소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나 걱정이 컸다. 1부는 진우와 모은 위주고 내레이션으로 시작해서 끌고 가는데, 상대방의 소리를 받지 않고 연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 드라마를 선택했던 건, 그때 당시 소통에 대해 생각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같은 언어를 쓰는데 이렇게 소통이 안 될 수 있나’ 싶은 사람도 있고, 어떨 땐 별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 이상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지 않나. ‘왜 이렇게 다를까’ 고민하던 때였는데 그 시점에 이 시나리오를 보게 되니 좀 더 생각이 많아졌다. 작품은 좋지만 제가 하려고 하니 막상 고민되는 지점이 많아서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도 출연하기로 결정한 건,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클래식한 멜로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멜로를 하는 것도 장르적으로 경험해 보고 싶은 지점이 있었다. 청각장애라는 설정이 드라마틱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극대화됐을 뿐 사실 청인끼리의 사랑이라고 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 했다. 이런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작품을 통해 배운점에 대해서는 “소통에 대한걸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더 많이 표현해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경험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신현빈은 “사실 가장 판타지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점이다. 꼭 편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그렇구나’ 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판타지 같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나.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 찍으면서 스태프도 배우도 너무 사이좋게 촬영한 작품이기도 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1.5%에서 시작해 1.8%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 비록 1%대의 높지 않은 시청률이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그에 비례하지 않았다. 신현빈은 “저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반응이나 평가를 보면 너무 다른 상황이다 보니 새롭더라. ‘이렇게 좋게 봐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잘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고, 그래서 뿌듯한 느낌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들 열심을 다해 만든 드라마인데 그게 전달되는 것 같아서 감사함도 있다. 끝나고 나면 정주행하려고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더라.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초반부터 있었던 반응 중에 ‘별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다 지났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그게 좋았다. 낯설 수 있는 방식의 드라마였는데 그걸 이해해주신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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