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헤드셋 재부흥?...디스플레이에 달렸다

한지연 기자 2024. 1. 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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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9일(현지시간)부터 MR(혼합현실)헤드셋인 '비전프로' 사전 예약에 나선 가운데, 비전프로의 성공 여부가 디스플레이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선 애플의 차세대 비전프로 파트너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존의 메타와 소니 등이 출시했던 가상현실 기기가 게이밍에 초점을 맞춘 반면, 비전프로는 애플의 컴퓨터인 맥의 기능을 가져와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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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다음달 2일 공식 출시하는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사진=뉴스1

애플이 19일(현지시간)부터 MR(혼합현실)헤드셋인 '비전프로' 사전 예약에 나선 가운데, 비전프로의 성공 여부가 디스플레이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상현실을 눈 바로 앞에서 구현해내는 기기 특성 상, 어지러움이나 화면의 어색함이 나타나지 않게하려면 빠른 응답속도와 선명한 화면을 갖춘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비전프로가 흥행할 경우를 전제로, 올해 연간 출하량을 50~60만대로 전망했다. 비전프로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급 △배터리 수명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활용 △합리적인 가격 등이 꼽힌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몰입감 있는 경험과 직결된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사용해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라고도 불리는 마이크로 OLED는 현 시점에서 가상현실 구현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애플은 일본 소니와 대만 TSMC로부터 비전프로의 마이크로 OLED를 공급받는다. 다만 생산 수율이 50% 정도에 불과해 애플이 공급업체 다각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이 초기 비전프로 판매 물량을 기존 100만대 목표에서 40만대 정도로 축소한 것도 소니의 디스플레이 공급 수율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은 현재 중국의 '씨야'와 협력을 모색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3분기에 씨야가 2차 공급업체로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애플의 차세대 비전프로 파트너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미국의 마이크로 OLED업체인 이매진을 인수하는 등 XR관련 사업을 강화해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021년 이미 가상현실 기기용 마이크로 OLED를 공개한 적이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미 아이폰에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고, 애플과 경쟁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인 XR기기에 마이크로 OLED를 공급하고, 소니는 자체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하고 있다.

MR헤드셋이란 폼팩터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 활성화도 비전프로의 성공을 결정지을 중요 요인 중 하나다. 애플은 비전프로가 공간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다고 홍보해왔다. 기존의 메타와 소니 등이 출시했던 가상현실 기기가 게이밍에 초점을 맞춘 반면, 비전프로는 애플의 컴퓨터인 맥의 기능을 가져와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현실 기기를 PC 주변 기기가 아니라 엄연한 별도의 폼팩터로 진화시킨 셈이다. 게임에 중점을 두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256GB(기가바이트) 기준 3499달러(약 48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도 장애물 중 하나다. 그러나 애플이 가진 고객 충성도를 감안하면 가격이 큰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또 애플이 이미 가격을 낮춘 보급형 비전프로 버전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다음달 2일부터 미국에서 비전프로를 공식 출시한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XR기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90만대 늘어나면서 두자릿수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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