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디지털 황금' 비트코인의 미래는…'사토시 나카모토'는 돌아올까
안상우 기자 2024. 1. 20. 09:03
[뉴스쉽] 디지털 화폐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계속된다
비트코인이 지난 11일 역사적인 하루를 맞았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현물 ETF로서 상장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동안 거래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주식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면, 실제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처럼 수익을 보거나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이제 막대한 자본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추가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치로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에만 최대 1,000억 달러(우리 돈 13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전 세계 ETF 운용자산 규모가 약 10조 달러 중 1%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만 돼도 1,000억 달러인 것입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상장 첫날 무려 46억 달러(우리 돈 약 6조 600억 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지난해 1월 16,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시세는 현물 ETF 상장 승인 직전 47,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상장 승인에 대한 기대감에 1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상승한 건데, 실제 승인으로 이어진 만큼 올해 안에 10만 달러 선도 거뜬히 돌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이쯤 되니, 지난 2008년 비트코인을 처음 세상에 소개한 사토시 나카모토가 상당히 무안해질 것도 같습니다. 그가 펴낸 백서의 제목은 ‘비트코인 :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Bitcoin :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었습니다. 즉, 종이 화폐는 물론, 기존 금융 체계를 대체할 전자 지급결제 수단을 만들어놨더니, 10여 년 만에 투자재로서 우뚝 선 것입니다.
8천7백 종이 넘는 전 세계 코인 가운데서도 비트코인은 압도적인 시가총액 1위입니다. 인기와 선호, 신뢰도 모두 업계 최고지만 어디까지나 가치저장 수단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화폐로서의 비트코인에는 늘 의문표가 뒤따릅니다. 비싸고, 느리고, 수수료도 높기 때문입니다.
코인을 지탱하는 건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기존 금융체계에서 장부는 은행과 같은 중앙화 금융기관이 갖고 있습니다. 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제3자가 무단으로 장부에 접근해 위변조 할 수 없도록 보안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부[블록]가 네트워크에 분산돼 있고 거래 기록(Transaction)은 이 분산된 장부에 새겨지는데, 장부들이 서로 연결[체인]돼 있어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가령, A가 B에게 1 BTC를 준다고 해서 곧장 거래가 효력을 갖는 게 아닙니다. A가 1 BTC를 지급했다는 거래 기록을 다른 누군가(채굴자)가 장부인 블록에 추가해야 해야 합니다. 이런 ‘채굴(Mining)’ 작업을 거쳐 매 10분마다 새로운 거래 기록이 담긴 블록이 생성되고 이 블록은 네트워크에 분산돼 있던 다른 블록들과 연결됩니다. 이렇게 거래 기록이 블록에 새겨진 뒤에야 비로소 거래는 효력을 갖습니다. 채굴 작업이 없다면 비트코인은 사실상 거래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채굴자에게는 채굴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초기에는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50 BTC를 줬는데, 이런 보상은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맞습니다. 첫 번째 반감기는 지난 2012년이었습니다. 이어서 2016년과 2020년까지 반감기가 세 차례 찾아왔습니다. 그 결과 채굴 보상은 6.25 BTC까지 줄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절반이 더 줄어든 3.125 BTC가 보상으로 주어질 예정입니다. 이처럼 반감기를 거칠 때마다 공급량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격 폭등의 배경 중 하나입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 덕분에 블록을 하나만 채굴해도 약 1억 8천만 원(3.125 BTC) 상당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블록의 크기는 1MB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10분에 하나씩 생기는 블록에는 4,000건의 거래 기록밖에 담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0분이라는 시간 동안 4,000건이 훌쩍 넘는 거래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채굴자들이 수수료를 더 많이 내는 사람의 거래 기록부터 블록에 새겨 넣습니다. 때문에, 거래 기록이 몰릴수록 수수료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통한 NFT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부터 블록에 새겨야 할 거래 기록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거래 당 평균 수수료가 지난달 중순 37.4달러, 우리 돈으로 5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대표 지급결제 수단인 비자카드는 10분마다 평균 4천만 건이 넘는 거래를 거뜬히 소화합니다. 1MB짜리 블록으로 비트코인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의 1만 배에 달합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 체계를 탈바꿈하겠다며 등장한 비트코인이 날개 잃은 천사처럼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도약을 포기하고 가치 저장 수단인 ‘디지털 금’으로 전락한 이유입니다.
비트코인의 실패한 비상을 이어받은 건 페이스북(메타)였습니다. 지금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뉴스가 코인 업계의 최대 화두지만, 불과 몇 년 전에는 다른 뉴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라는 이름의 코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이 소식에 코인판은 물론 미국 등 주요국까지도 크게 동요했습니다.
페이스북은 가입자끼리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리브라’라는 이름의 코인을 만들려 했습니다. 특히,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주요국의 통화 가치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었습니다. 덕분에 국경에 관계없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으며, 결제도 할 수 있고 환전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러나 달러 패권을 송두리째 잃을 수 있었던 미국의 반대가 거셌습니다. 개인정보도 문제가 됐습니다. 가입자의 인적사항 정보를 꿰고 있는 페이스북이 가입자의 금융 정보, 즉 언제-어디서-무엇을-얼마나 구매하는지까지 쥐고 흔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브라 프로젝트 공개 한 달 만에 미 의회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청문회까지 열었습니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이름을 ‘디엠(Diem)’으로 바꾼 다음 어떻게든 미 당국과 타협하며 생명력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1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은행 실버게이트캐피털에 관련 기술을 2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하고 끝내 청산됐습니다.
페이스북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꿈꿨던 미래에 매우 근접했었습니다. 리브라가 실현됐다면 해외여행을 갈 땐 이제 달러나 유로가 아닌 리브라를 충전하고,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리브라가 미 중앙은행에서 찍어낸 달러보다 통화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도래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문점도 남습니다. 비트코인이 실패했던 영역, 그러니까 수천만 건의 거래 기록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더라도 리브라는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페이스북은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암호화폐가 쓰일 수 있도록 얼마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을까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 청산 나흘 만에 COPA(Crypto Open Patent Alliance)에 가입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COPA는 트위터의 창업자인 잭 도시를 중심으로 지난 2020년 설립된 단체로 코인베이스, 크라켄, 유니스왑 등 암호화폐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들이 각종 특허나 지적재산으로 발목 잡히는 일 없도록 특허 개방을 추구합니다. 메타는 COPA의 이사진으로도 합류하면서 자신들의 특허를 다른 회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디엠 매각과 함께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이미 실버게이트캐피털에 매각한 상태였습니다. 모든 특허를 자유롭게 나누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합류한 이후 새롭게 개발된 기술로 COPA가 주목을 받은 사례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대신, COPA는 크레이그 라이트라는 인물에게 제기한 소송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 뉴스쉽 네 줄 요약
·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국 거래소 상장 승인이 이뤄지면서, 비트코인은 투자재로서 확고한 지위를 인정받게 됐습니다.
· 그러나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트는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 기존 금융 체계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 비트코인의 실패한 비상을 이어받아 페이스북과 nChain 등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 화폐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이런 도전이 성공한다면, 디지털 황금으로서의 비트코인의 미래 역시 180도 뒤바뀔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지난 11일 역사적인 하루를 맞았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현물 ETF로서 상장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동안 거래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주식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면, 실제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처럼 수익을 보거나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이제 막대한 자본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추가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치로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에만 최대 1,000억 달러(우리 돈 13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전 세계 ETF 운용자산 규모가 약 10조 달러 중 1%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만 돼도 1,000억 달러인 것입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상장 첫날 무려 46억 달러(우리 돈 약 6조 600억 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지난해 1월 16,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시세는 현물 ETF 상장 승인 직전 47,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상장 승인에 대한 기대감에 1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상승한 건데, 실제 승인으로 이어진 만큼 올해 안에 10만 달러 선도 거뜬히 돌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이쯤 되니, 지난 2008년 비트코인을 처음 세상에 소개한 사토시 나카모토가 상당히 무안해질 것도 같습니다. 그가 펴낸 백서의 제목은 ‘비트코인 :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Bitcoin :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었습니다. 즉, 종이 화폐는 물론, 기존 금융 체계를 대체할 전자 지급결제 수단을 만들어놨더니, 10여 년 만에 투자재로서 우뚝 선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소식과 투자재로서 치솟는 가치와 위상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꿈에 대한 종언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오늘 뉴스쉽에서는 희미해진 사토나시 나카모토의 꿈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비트코인이 화폐 아닌 ‘디지털 금’으로 전락한 이유
코인을 지탱하는 건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기존 금융체계에서 장부는 은행과 같은 중앙화 금융기관이 갖고 있습니다. 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제3자가 무단으로 장부에 접근해 위변조 할 수 없도록 보안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부[블록]가 네트워크에 분산돼 있고 거래 기록(Transaction)은 이 분산된 장부에 새겨지는데, 장부들이 서로 연결[체인]돼 있어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가령, A가 B에게 1 BTC를 준다고 해서 곧장 거래가 효력을 갖는 게 아닙니다. A가 1 BTC를 지급했다는 거래 기록을 다른 누군가(채굴자)가 장부인 블록에 추가해야 해야 합니다. 이런 ‘채굴(Mining)’ 작업을 거쳐 매 10분마다 새로운 거래 기록이 담긴 블록이 생성되고 이 블록은 네트워크에 분산돼 있던 다른 블록들과 연결됩니다. 이렇게 거래 기록이 블록에 새겨진 뒤에야 비로소 거래는 효력을 갖습니다. 채굴 작업이 없다면 비트코인은 사실상 거래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채굴자에게는 채굴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초기에는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50 BTC를 줬는데, 이런 보상은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맞습니다. 첫 번째 반감기는 지난 2012년이었습니다. 이어서 2016년과 2020년까지 반감기가 세 차례 찾아왔습니다. 그 결과 채굴 보상은 6.25 BTC까지 줄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절반이 더 줄어든 3.125 BTC가 보상으로 주어질 예정입니다. 이처럼 반감기를 거칠 때마다 공급량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격 폭등의 배경 중 하나입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 덕분에 블록을 하나만 채굴해도 약 1억 8천만 원(3.125 BTC) 상당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블록의 크기는 1MB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10분에 하나씩 생기는 블록에는 4,000건의 거래 기록밖에 담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0분이라는 시간 동안 4,000건이 훌쩍 넘는 거래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채굴자들이 수수료를 더 많이 내는 사람의 거래 기록부터 블록에 새겨 넣습니다. 때문에, 거래 기록이 몰릴수록 수수료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통한 NFT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부터 블록에 새겨야 할 거래 기록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거래 당 평균 수수료가 지난달 중순 37.4달러, 우리 돈으로 5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대표 지급결제 수단인 비자카드는 10분마다 평균 4천만 건이 넘는 거래를 거뜬히 소화합니다. 1MB짜리 블록으로 비트코인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의 1만 배에 달합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 체계를 탈바꿈하겠다며 등장한 비트코인이 날개 잃은 천사처럼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도약을 포기하고 가치 저장 수단인 ‘디지털 금’으로 전락한 이유입니다.
달러에 전쟁을 선포했던 ‘리브라’
페이스북은 가입자끼리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리브라’라는 이름의 코인을 만들려 했습니다. 특히,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주요국의 통화 가치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었습니다. 덕분에 국경에 관계없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으며, 결제도 할 수 있고 환전도 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러나 달러 패권을 송두리째 잃을 수 있었던 미국의 반대가 거셌습니다. 개인정보도 문제가 됐습니다. 가입자의 인적사항 정보를 꿰고 있는 페이스북이 가입자의 금융 정보, 즉 언제-어디서-무엇을-얼마나 구매하는지까지 쥐고 흔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브라 프로젝트 공개 한 달 만에 미 의회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청문회까지 열었습니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이름을 ‘디엠(Diem)’으로 바꾼 다음 어떻게든 미 당국과 타협하며 생명력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1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은행 실버게이트캐피털에 관련 기술을 2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하고 끝내 청산됐습니다.
또 다른 전쟁의 서막
그러나 의문점도 남습니다. 비트코인이 실패했던 영역, 그러니까 수천만 건의 거래 기록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더라도 리브라는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페이스북은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암호화폐가 쓰일 수 있도록 얼마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을까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 청산 나흘 만에 COPA(Crypto Open Patent Alliance)에 가입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COPA는 트위터의 창업자인 잭 도시를 중심으로 지난 2020년 설립된 단체로 코인베이스, 크라켄, 유니스왑 등 암호화폐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입니다. 블록체인 기술들이 각종 특허나 지적재산으로 발목 잡히는 일 없도록 특허 개방을 추구합니다. 메타는 COPA의 이사진으로도 합류하면서 자신들의 특허를 다른 회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디엠 매각과 함께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이미 실버게이트캐피털에 매각한 상태였습니다. 모든 특허를 자유롭게 나누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이 합류한 이후 새롭게 개발된 기술로 COPA가 주목을 받은 사례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대신, COPA는 크레이그 라이트라는 인물에게 제기한 소송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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