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기대상 우수상, 스스로 대견"..이시강의 값진 15년[★FULL인터뷰]
이시강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KBS 2TV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연출 박기호, 극본 한영미)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8월 첫 방송한 '우아한 제국'은 지난 19일 마지막 회를 끝으로 약 6개월 간 안방극장에 희로애락을 선사했다.
이시강은 겉으로 보기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남자이지만 실상은 냉혹한 아버지로부터 얻은 마음의 상처와 타고난 야심으로 온 내면이 뒤틀려버린 괴물 장기윤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기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시강은 "아무래도 (촬영장의) 분위기나 상황도 좀 안 좋았기 때문에 책임감과 중압감이 더욱 컸다. 이미 알고 지내던 동료들이 있어서 밝고 건강하게 잘 마무리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작들과 공연을 마치고 휴식을 가지려던 차에 작가님으로부터 중도 투입 관련 전화를 받았다. 고민이 많았다. 배우 입장에서 대타로 들어가는 게 '굳이'라는 느낌도 있기 때문이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시강이 촬영에 나서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었다고. 쉽지 않은 선택을 내리기까지 하루를 고민한 그는 출연 결정을 내린 후 곧장 밤을 새서 전 회차 대본을 섭렵하고, 기존 방송분을 모두 시청했다.
이시강은 "배우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지만 기윤의 악행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이유를 잘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친구(기윤)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시청자들이 느끼기 바랐다. 기윤도 충분히 아픔이 있는 인물이니 기윤을 잘 느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대사가 긴 독백 신은 기윤을 위해서라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아한 제국'으로 많은 걸 얻었다"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저는 제가 해야 할 몫을 분명히 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 제목을 '우아한 장기윤'이라고 할 정도로 기윤이 잘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또 "저는 '대사 한 마디라도 버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대사를 외워서 읽을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한 마디씩 뱉는 연기를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기윤은 표현도 세고 사람을 죽이는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배우로서 값진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주변의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이시강은 "연기 잘한다는 연락을 진짜 많이 받았다. 이 배우가 이런 느낌의 연기를 하는구나도 싶으셨던 것 같다. 여태 보여주지 않았던 색깔의 연기를 한 것을 잘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전했다.
그는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연기를 잘 모를 때는 제 것만 연습했다면 이제는 인물의 상황 같은 걸 더 이해하고 있다. 제가 준비한 패, 상대방이 달라진 패를 주고받는 과정이 정말 행복하다. 고통을 즐겨야 현장이 즐거울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시강은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연기로 전향해 배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이번 상을 통해 부모님께 마음의 빚을 갚은 것 같다"며 "제가 고생한 걸 봐 온 친한 동료들이 자기 일처럼 행복해 하는 걸 보니까 그게 참 감사하더라. 그분들에게 제가 희망이 된 것 같았다. 행복한 순간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더 짧게 느껴지는 것 같다. 더 큰 무게감도 있고, 이 순간이 또 얼마나 지나서 찾아올까 싶다. 이런 순간이 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이시강은 "상을 받는 순간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줬다. 보람되고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앞으로도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분들과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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